'지금이 싼 값일까' 외식업계 M&A 러시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1.07.06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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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싼 값일까' 외식업계 M&A 러시


외식 프랜차이즈 M&A(인수합병) 시장이 다시 살아났다. 골칫덩이로 취급됐던 패밀리 레스토랑이 잇따라 M&A 시장에 등판하며 외식 프랜차이즈 M&A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5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 이르면 다음주 최종 인수자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 후보자는 BHC그룹과 유안타인베스트먼트-대신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 2파전으로 압축됐다.



매각가는 2000억원대 후반으로 논의되고 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지난해 매출액은 2978억원, 영업이익은 237억원이다.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지난해 340억원으로 매각가는 EBITDA 대비 기업가치(EV) 배수(멀티플) 약 10배를 적용한 수치다.

앞서 아웃백과 함께 1세대 패밀리레스토랑 전성기를 이끌었던 티지아이프라이데이스(TGIF)를 운영하는 롯데 GRS도 이달말 엠에프지코리아에 국내 15개 점포와 관련된 사업 일체를 넘기기로 했다. 엠에프지코리아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은 매드포갈릭을 운영하고 있다. TGIF 인수를 통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단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2002년 TGIF를 운영하는 푸드스타의 최대주주인 홍콩계 투자 회사 HSBC프라이빗에쿼티가 보유한 지분 75% 가운데 70%를 501억원에 인수했는데 이번 매각 성사로 19년만에 사업권을 넘기게 됐다.

올초까지만 해도 외식업계 M&A가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많았다. 게다가 TGIF와 아웃백은 예전부터 매각 얘기가 나왔지만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한 케이스였다. 패밀리 레스토랑이 호황기를 지나 매장수를 줄여가고 있고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매각이 쉽지 않다는 분위기였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매장 영업시간과 모임 인원수를 확대 허용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시행을 앞두고 외식업계와 카페들이 매출 회복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오후 서울의 한 복합쇼핑몰 식당가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1.6.23/뉴스1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매장 영업시간과 모임 인원수를 확대 허용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시행을 앞두고 외식업계와 카페들이 매출 회복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오후 서울의 한 복합쇼핑몰 식당가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1.6.23/뉴스1
그런데 최근 침체됐던 소비 심리가 점차 깨어나면서 외식업계 매물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원매자 입장에서는 지금이 매출액 측면으로 볼때 바닥으로 오히려 매수하기에 적기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라는 최악의 상황을 견뎌내 지금보다 더 안좋을 순 없다고 본다"며 "또 패밀리레스토랑은 피자, 치킨 등 다른 프랜차이즈와 비교해 가격, 제품의 고급화 전략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3으로 전달 대비 5.1포인트 높아졌다. CCSI가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이 씀씀이가 이전보다 커질 것이라고 인식한단 얘기다. 올해 1분기 외식산업 경기지수도 67.26으로 지난 4분기(59.33) 대비 지수가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발생이후 가장 높은 지수로 2분기는 더 개선될 것으로 본다.

반면 외식업계 매물을 아직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많다. 아웃백의 경우 스카이레이크가 체질 개선 노력으로 매년 꾸준한 성장을 이끌어낸건 맞지만 매각 몸값이 과도하게 부풀려져있다는 평가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2016년 570억원에 인수됐는데 현재 2000억원대 후반까지 논의되는 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라며 "본사도 아니고 한국법인 매각은 크게 메리트가 없다"고 설명했다.

매각가 산정은 M&A 협상의 중요 변수다. 국내 2위 베이커리 브랜드 CJ푸드빌의 '뚜레쥬르'도 미국계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칼라일과 매각 협상을 벌이다 매각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최종 결렬됐다. CJ는 3000억원을 원했지만 칼라일 측에서 2000억원대 선을 주장하면서 양측 입장차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도 "백신 접종률 증가로 최근 외식 소비가 다시 살아나는 듯 했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거리두기 완화가 늦어질 조짐도 있다"며 "당장 매출 정상화가 힘들어 다시 외식 프랜차이즈가 골칫덩이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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