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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등배정 늘리고 부담스러운 공모가 깎고…IPO시장 슈퍼乙 '개미'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07.06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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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등배정 늘리고 부담스러운 공모가 깎고…IPO시장 슈퍼乙 '개미'




초대형 공모주 IPO(기업공개)의 일정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공모주 시장에서 이전보다 개인투자자들의 입김이 거세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반청약 물량을 100% 균등 배정하는 사례가 나오고 금융당국이 투자자 손실 최소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정정요구에 나서거나 관련 제도 등도 개편하면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상장 예정인 카카오페이는 일반 청약자 몫의 공모주 물량 100%를 균등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IPO(기업공개) 사상 최초다.



최소 청약단위(20주)에 맞는 증거금인 96만원(공모가 상단 기준)만 내면 일반 청약에 참여한 모든 투자자가 동등하게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다. 카카오페이의 공모가는 6만3000~9만6000원으로, 이달 29~30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다.

이후 다음달 4~5일 청약을 거쳐 12일 코스피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청약건수가 일반 청약 배정 물량(최대 510만주)을 초과할 경우 추첨 등을 통해 배정할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자체 시뮬레이션을 통해 살펴볼 때 삼성증권의 경우 과거 청약 최대 참여자 수가 75만명, 대신증권은 15만명을 기록해 510만주로는 충분히 소화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만약 청약 참여자 수가 510만명을 초과한다면 어쩔 수 없이 추첨을 진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측은 100% 균등 배정을 택한 이유로 '누구에게나 이로운 금융'이라는 기업 철학을 꼽았다. 누적 가입자 수 3600만명으로 '전 국민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불리는 만큼 최대한 많은 개인투자자에게 청약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개인투자자들의 영향력은 최근 대어급 공모주들 사이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하반기 공모주 대어로 꼽히는 SD바이오센서와 크래프톤은 금융감독원의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 이후 몸값을 낮췄다. SD바이오센서의 공모가 밴드는 6만6000~8만5000원으로 4만5000~5만2000원으로, 상단 기준 39% 낮아졌다.

크래프톤도 희망공모가를 45만8000~55만7000원에서 40만~49만8000원으로, 10% 하향조정했다. 이들 공모주의 상장 일정도 2주에서 한 달가량 미뤄졌다.

업계에서는 금융감독원의 정정요구가 '개인 투자자 보호'라는 명목 아래 부쩍 늘어났다고 설명한다. 한 IPO 업계 관계자는 "예년만 하더라도 IPO 일정까지 미루게 하는 정정요구 사례는 많지 않았다"며 "아무래도 투자자들의 손실을 줄이려는 경향이 반영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IPO 호황이었던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요구 비율은 16.6%로, 2019년(5.9%) 대비 10.7%포인트 늘었다. 올해 IPO 규모는 지난해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정요구 비율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2017년 셀트리온헬스케어, 넷마블, ING생명 등이 조단위급 상장을 하기는 했지만, 지금만큼 관심을 받지는 않았다"며 "지난해 공모주 시장 흥행으로 투자자들이 열광하는 상황에서 올해 조단위급 대어들은 '국민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의 참여도가 높은 대어가 너무 비싸서 손실이 난다면 당국 입장에서도 부담일 것"이라며 "주식시장 영향 등도 고려해야 하다 보니 최대한 신경 쓰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금감원은 기관투자자의 IPO 공모주 의무보유 확약 현황을 상세히 공개하도록 관련 서식을 개정했다. 최근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공모주 미확약 물량이 유독 높다는 비판이 나오면서다. 다만, 당국 측은 꼭 개인투자자만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언론 등에서도 언급되기도 했고, 외국인 투자자 관련 정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 개정한 것"이라며 "일반투자자뿐만 아니라 기관들도 참고할 수 있는 만큼 (특정 투자자를) 노렸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은 IPO 과정에서 개인투자자의 배정 물량을 기존 20%에서 최대 30%로 확대하고, 청약증거금에 따라 차등배정하던 기존 비례배정 방식과 더불어 균등배정 방식을 도입한 바 있다.

유망 공모주를 향한 개인들의 투자 열풍이 불었지만 낮은 배정물량과 배정방식 등으로 참여 기회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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