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시 부진해도 메리츠차이나 30% '고공 수익' 비결은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1.07.06 04:53
글자크기

[메리츠차이나]핑 저우 빈위엔캐피탈 CIO(최고투자책임자) 서면 인터뷰

핑 저우 빈위엔캐피탈 CIO/빈위엔캐피탈핑 저우 빈위엔캐피탈 CIO/빈위엔캐피탈


올해 들어 중국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메리츠차이나의 수익률은 30%를 웃돌며 중국 주식형 공모펀드 수익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메리츠차이나가 독보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이유는 성장 단계에 있는 중소형주를 발굴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메리츠차이나의 올해 수익률은 31.23%(지난 1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펀드의 1년 수익률도 64.88%, 3년 수익률도 149.79%다.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같은 기간 3.3% 상승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 펀드는 중국 본토에 있는 빈위엔캐피탈의 자문을 받아 운용된다. 중국 A주, B주, 홍콩 H주 및 미국 등 해외 시장에 상장된 범중국 기업에 투자한다.



빈위엔캐피탈의 창립자이자 CIO인 핑 저우 리드 포트폴리오매니저는 25년 이상 중국 주식시장 투자 경험이 있다. 그는 2002년 미국 GE자산운용에서 중국 주식형 펀드를 출시해 9년간 연간 22.1%의 수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핑 CIO는 머니투데이와 서면 인터뷰에서 "확장성 있는 산업에서 지배적인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큰 회사들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다수는 아직까지 시장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지 못한 중형주들이지만 앞으로 대형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펀드 내에서는 시가총액이 200억달러 이하인 중형주들의 비중이 크다. 또 30여개 기업에 집중투자한다.

그는 "기업의 수명 주기를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로 나눴을 때 성장기 기업에 집중한다"며 "성장기 기업 중에서도 수익성이 있고 저평가 받고 있는 회사들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최근 주목한 기업들은 IoT(사물인터넷)가 확대되면서 모듈 생산을 하는 큐텔 와이어리스 솔루션, 민영 안과 병원 시장점유율 1위인 애이안과 중국 아날로그 직접회로(IC) 대표 기업인 SG 마이크로 등이다. 핑 CIO는 "산업, 경쟁력, 현금흐름 등을 분석해 씨씨 우 포트폴리오 매니저와 함께 많은 기업을 방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본토 시장은 아직까지 외국인 투자가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메리츠차이나가 편입하고 있는 A주 중 대부분은 외국인 지분이 10% 이하다. 장기적으로 글로벌 자금이 추종하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 내에서 A주 비중이 높아진다면 외국인 자본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말부터 알리바바 등 대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에 대해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봤다.

핑 CIO는 "중국 정부의 진정한 의도는 소규모 기업들의 혁신을 방해하고 플랫폼에서 부당하게 이익을 분배하는 독점 기업을 규제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정부의 방향성이 거대 IT 기업들에게 사업 위험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고 일부 기업에 투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독점 방지 규제는 소규모 IT 기업들에게는 희소식"이라며 "펀드 포트폴리오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빈위엔캐피탈은 ESG 규정을 준수하지 않거나 자격을 갖추지 못한 회사를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다. 30개 이상의 정성적 ESG 요소를 기반으로 자체 평가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장 실사·회의를 통해 회사의 개선 의지를 확인하고 의지가 없다고 판단되면 주식을 매도한다. 핑 CIO는 "이러한 ESG 평가가 모두 충족돼야 주주총회에서 '찬성'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테이퍼링 우려에 대해서는 "중국은 밸류체인의 상위부문을 선점하고 있어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핑 CIO는 "미·중 갈등으로 반도체, 바이오 등 고도화 산업에 대한 중국의 투자 의지가 강해졌다"며 "거대한 내수 시장, 축적된 기술과 숙련된 노동력, 강력한 인프라와 공급망 등을 기반으로 중국은 대규모 기업들을 육성하고 있어 여전히 투자의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