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중계점 청년임대주택' 사업 재시동?…갈등 재점화되나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1.07.05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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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중계점 /사진=네이버지도홈플러스 중계점 /사진=네이버지도


서울시 노원구 홈플러스 중계점 부지에 역세권 청년임대주택을 조성하려던 사업이 재시동이 걸릴 전망이다. 이 사업은 주민반발이 극심해 지난해 10월 이후 일시 중단된 상태였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중계점 청년임대주택 사업을 제안한 시행사 S개발은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사업 계획 수정 작업에 돌입했다. S개발 측은 "기부채납을 늘려 주민 편의시설을 조성하거나 세대 수를 조정하는 등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합의안을 만들어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업 시행사는 홈플러스 중계점을 허물고 이 부지에 지상 37층, 1294가구 규모의 청년주택을 짓는 사업을 계획했다. 지난해 6월 서울시에 이같은 내용으로 사전자문을 받았다. 이후 서울시는 사업계획을 승인하기 전 절차에 따라 노원구를 통해 주민 의견을 받았다. 주민들은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반발했다. 노원구 하계·중계동은 지금도 고밀도 거주지역이고 임대주택 비율이 많은데, 초고층 청년임대주택까지 짓는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다.



주민들은 국민청원까지 냈고,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노원구을)도 합세했다. 우 의원은 당시 주민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홈플러스 중계점 주변 지역은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으로 그나마 있는 상업시설을 허물고 초고밀 아파트를 짓는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면서 "지역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이번 아파트 건설을 반대하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까지 가세하자 사업은 지난해 10월 이후로 일시 중단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계동 청년주택 사업은 주민 민원이 많아 진행이 안되고 있는 상태"라며 "사업 시행사의 사업 의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의사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중계점 위치 /사진=네이버지도홈플러스 중계점 위치 /사진=네이버지도
역세권 청년주택은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층을 대상으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정책이다. 서울시가 용도지역 상향, 용적률 상화, 절차 간소화 등 혜택을 제공하면 민간 사업자가 역세권 주거면적의 100%를 임대주택으로 지어 청년에게 제공하게 된다.

청년주택이 고층, 고밀로 지어지다 보니 사업 추진마다 분쟁이 잦았다. 일조권이나 조망권, 집값 하락 우려 등에 따른 갈등이 원인이 됐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이 청년·1인 가구 주거 복지에 관심이 높은 만큼 서울시가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높은 상태다.


사업 시행사가 사업에 본격적으로 재시동을 걸면 주민 반발도 재점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홈플러스 중계점 부지는 지하철 7호선 하계역 인근으로 주변에 아파트가 둘러 쌓여 있는 입지를 자랑한다. 그런데 이 주변 하계 한신청구, 하계 장미, 중계 그린, 하계 현대우성 등 아파트들은 재건축을 한창 추진하고 있어 특히 임대주택 사업에 민감하다.

한신청구 재건축 추진 관계자는 "이 지역은 아파트가 대부분 소형 평수인데 7~8평짜리 임대주택이 들어서는 건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며 "현재도 임대주택이 많은데 왜 꼭 노원구에 지어야 하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부채납 등 협의안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싫다"며 "임대주택 들어오는 것 자체를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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