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 엘리베이터에 7.3 전국노동자대회 포스터가 붙어 있다. /사진=뉴스1
민주노총 오늘 1만명 집회…커지는 반대 목소리3일 민주노총은 서울 여의도에서 여의도공원과 민주당·국민의힘 당사 앞, 신길역 등에서 중대재해근절 대책과 최저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민주노총의 집회를 두고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날인 2일 기준 신규 확진자는 826명으로 176일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감염력이 높은 델타 바이러스가 국내서 확산하자 방역 당국과 지자체는 지난 1일 예정됐던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1주일 미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장되면서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도 집회 반대에 나섰다. 전국헬스클럽관장협회는 전날 성명을 내고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2000명이 넘었는데 또다시 대한민국 국민들을 다 죽일 셈인가"라며 "현 시국에 불법집회를 강행하면 확산주범이 될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대한민국 경찰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말고 민주노총 불법집회를 차단해달라"고 촉구했다.
경찰과 서울시는 집회를 금지통고하고 집회시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총 213개의 부대를 동원하고 필요하다면 차벽과 펜스를 사용해 참가자의 집결을 막을 예정이다. 또 검문소 59곳을 운영해 집회 참가자가 도심으로 진입하는 것을 막을 예정이다. 민주노총이 집회를 진행할 경우 집행부를 사법처리·현행범 체포하며 여의도 일대의 노선버스와 일반차량을 통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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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집회만 막지말고 집회 공간 보장하라"는 민주노총
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을 방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하며 민주노총 집회 자제를 거듭 요청하고 있다. 이날 김 총리는 민주노총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한채 입구에서 집회 자제를 요청했다./사진=뉴스1
지난 2일 김부겸 국무총리가 민주노총을 방문해 집회 자제를 요구했지만 민주노총은 이를 사실상 거부했다. 당시 김 총리는 "집회 신고 대로 흩어져서 50인 이내로 하시겠나"고 묻자 이양수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안정적으로 집회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면 최선을 다해서 방역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민주노총은 논평을 내고 "감염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일터에서의 죽음과 해고, 차별의 불평등 세상"이라며 "스포츠 관람과 실내 문화행사, 영업시간 연장과 사적 모임 인원 제한 상향 등 일상의 회복에 왜 정치적 목소리를 담는 집회만 꽉 닫혀 있냐"고 밝혔다.
이어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한 공간을 요구했고 요구한다"며 "정부의 방역지침보다 높은 수위의 자체 지침을 준수하며 충분히 안전한 대화를 진행할 경험과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철저하게 방역을 준수했다던 민노총 집회에서도 확진자가 나온 선례가 있다. 지난해 광복절 집회에서는 코로나 확진자가 1명 발생했다. 지난 15일 여의도 일대에서 4000여명이 참여한 전국택배노조 상경집회에서는 조합원 2명이 확진됐다.
확진자 선례 있는 민노총 집회…"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확산 우려"전문가들은 이번 집회를 강행할 경우 확진자가 1~2명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옷깃만 스쳐도 감염된다'는 델타 바이러스가 이미 국내에 상륙했기 때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과거 집회에 1~2명 확진자가 나온 것은 운도 좋았을 뿐더러 델타 변이가 상륙한 현재 상황에는 예전 사례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백신 1차접종률이 85%인 영국마저도 하루 확진자가 2만8000명인데 한국은 더욱 심각할 것"이라며 "집회를 강행하면 새로운 감염의 고리가 될 것이기에 지금은 절대 하면 안되는 시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영국 접종자의 3분의 2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았다. 한국도 AZ 위주의 접종을 진행 중인데 접종률이 약 30%로 영국에 훨씬 못미치며 접종 연령도 고령층에 집중돼 집회 방역에는 사실상 백신 효과가 없다는 분석이다.
천 교수는 "수도권에 이미 델타 바이러스가 무증상으로 퍼져있는 상태라고 본다"며 "아무리 거리두기를 지키고 자체 방역을 한다고 해도 확진자가 빠르게 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