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 후 공식 행보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뉴스1
尹, 1일 이어 2일도 '비공개 일정'…늦춰진 민생탐방1일 윤 전 총장은 공개일정을 갖지 않았다. 2일에도 개인 일정만 가질 예정이다. 그는 3개월이 넘는 잠행 끝에 지난달 29일 윤봉길 기념관에서 대국민 회견을 가진 이후 이튿날 국회를 찾아 기자들과 상견례를 가졌다. 이후 이틀 연속 개인 일정만 소화한다는 것이다.
당초 윤 전 총장은 정치 참여를 선언하는 회견 후 곧바로 민생 탐방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7월 중 5·18 광주민주화운동 사형수 출신인 김종배 전 의원과 함께 여권의 텃밭인 광주를 방문할 것이란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시간 없는데…"대선 출마 아니고 정치 참여 선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전날(30일) 국회에서 "어제는 정치에 나서는 생각과 포부, 계획을 말씀드린 것"이라며 "한국의 현실과 현안을 잘 살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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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 측은 29일 회견이 대선 출마 선언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언론에서 혼재해서 써서 그런데 대권 출마 선언이 아니라 정치 참여 선언을 한 것"이라며 "초년생으로서 정치 시작한다고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민생탐방을 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고 아젠다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들이 이미 그를 야권의 대선 1위 주자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 인식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입당 모호성 지속·부인 인터뷰…컨벤션 효과 약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오후 고향인 경북 안동을 찾아 경상북도유교문화회관에서 꽃다발을 들고 환영 나온 어린이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뉴스1
결국 민생탐방 등을 통해 입당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정권교체가 중요하다는 것은 하나마나한 이야기이고 국민들은 윤석열이 누구랑 정치할지가 궁금한 것"이라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뭘 하겠다는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행보가 주춤한 사이 그의 부인 김건희씨가 '윤석열 X파일'에 대해 뉴스버스와 진행한 인터뷰가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컨벤션 효과가 미미하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날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합동으로 조사한 6월 다섯째 주 전국지표조사(NBS·National Barometer Survey)에 따르면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27%, 윤 전 총장이 21%를 각각 기록했다. 전주에 비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1%포인트 상승에 그쳤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당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지지 선언이 오는 5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유승민 전 의원도 호시탐탐 반등을 노리고 있다. 차 교수는 "윤 전 총장의 행보는 오늘 대선 출마 선언 후 바로 경북 안동을 방문하고 내일 호남을 찾는 이 지사와 대비된다"며 "그의 정치적 모호성이 지속되고 검증에서 실패한다면 국민의 시선이 바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