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가 '제2의 주곡'이면서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밀 자급기반을 확충하고 소비 확산을 추진한다. 지속가능한 국산 밀 산업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사진은 전북고창지역의 밀 재배 풍경
하지만 값 싼 수입산 밀에 시장을 내주면서 국산 토종 밀은 경작 면적이 크게 줄어들었다. 거의 전멸하다시피 했다. 2017년 기준 밀은 국민 1인당 연간 소비량이 32.4kg으로 쌀(59.2kg) 다음가는 '제2의 주식'임에도 전체 99% 정도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밀 자급률은 15%를 웃돌았지만 현재는 1%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상 붕괴직전이다.
"밀 생산이 늘어나면 식량자급률이 올라가고, 이모작 농사가 확대되면서 농가소득이 제고될 수 있다. 또 월동채소를 대신하면서 월동채소 가격조절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박정수 식량산업과 사무관)
전남 해남 흑석산영농조합법인은 규모는 큰 편이 아니지만 그동안 지역에서 밀을 재배해 온 농민들이(22호) 자발적으로 모여 직접 법인을 만들고 사업을 규모화 해 나가고 있다. 재배면적은 약 30ha(금강 품종)로 참여농가 1인당 평균재배면적은 1.4ha에 달한다. 밀 생산단지를 조성하면서 종자·비료·농약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34.9% 감소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생산비도 10a당 30만원(2019년)에서 20만원(2020년)으로 줄었다.
조경래 대표는 "농가와 법인 입장에서는 생산을 하고 난 다음 가장 고민되는 게 판로"라며 "팔데가 있어야 생산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 이후 판로가 확실히 보장된다면 많은 농민들이 다시 국산 밀 재배에 뛰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또 "국산 밀 재배면적을 늘리려면 농기계나 저온창고 지원 등의 기반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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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밀을 소재로 다양한 체험행사와 제품생산으로 경쟁력을 높여가는 이들도 있다. 경북 안동 농업회사법인 (주)밀과노닐다의 경우, 방문객들을 위한 숙소 '소목화당'과 우리밀빵 만들기 체험, 우리밀로 만든 소주까지 생산하면서 우리밀 6차산업의 최우수모델로 꼽히고 있다. 박성호 대표는 "우리밀로 가장 부가가치를 높이는 제품을 만들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밀산업 주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오는 9월에는 국산 밀 소비 확대를 위한 공모전(spectory.net/epis/koreawheat)도 마련된다. 학교급식·단체급식 운영 우수사례와 지자체 켐페인·프로그램 운영 사례를 각각 선발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등을 수여할 계획이다. 또 국산 밀사용 업체 등을 발굴하고 국산 밀의 역사·문화적 가치 확산을 위한 다양한 홍보활동도 전개하기로 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밀산업 육성법에 따른 첫 번째 5년 단위 법정계획인 '제1차 밀산업 육성 기본계획'은 밀 생산에서부터 최종 소비까지 아우르는 정부의 종합대책"이라며 "추진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보완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국산 밀 산업기반이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