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2일 재입찰…MRP 세컨 라운드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2021.07.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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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이대현 수석부행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향후 처리방안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산업은행 이대현 수석부행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향후 처리방안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대우건설 매각자 측인 한국산업은행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가 매각 관련 재입찰을 2일 오후께 실시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일 KDB인베스트먼트는 공정성 시비를 없애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지난 25일 입찰에 참여한 2개 후보를 대상으로 2일 재입찰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정통한 관계자는 "이미 지난 25일 입찰에서 가격차가 너무 심해 사실상 중흥그룹 승리로 귀결되는 듯 싶었지만 그 사이 문제가 불거졌다"며 "해당 입찰에 참여한 중흥이나 DS네트웍스 컨소시엄 둘 다 재입찰을 원하고 있어 KDB인베스트먼트가 고민 끝에 세컨 라운드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KDB인베스트먼트가 추후 문제가 될 소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입찰을 결정한 배경에는 지난 25일 입찰에 참여한 두 후보가 각각의 이유로 재대결을 원하고 있어서다. 주당 1만1000원을 적용해 총액 2조3000억원을 적어낸 중흥은 2위와의 차이가 너무 큰 사유로 재입찰을 원하고 있다. DS 컨소시엄은 중흥에게 가격조정의 배타적인 기회를 줄 것이라면 자신들도 매각가를 높일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창선 중흥 회장 왼쪽 3번째정창선 중흥 회장 왼쪽 3번째
KDB인베스트먼트가 만약 보증금을 건 채로 입찰을 진행했다면 상기와 같은 문제는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본입찰 이후 구속력 있는 MOU(양해각서) 체결에 500억원의 이행보증금(Honesty deposit)을 거는 구조를 설계한 터라 지난 25일 입찰 제안가격이 의미를 잃은 것이라 볼 수 있다.



보증금 납부 이전에 중흥은 2조3000억원 제안가에서 할인을 원하고, DS 컨소시엄은 1조8000억원 제안가에서 할증을 원하는 미묘한 상황이 됐다. 이런 구도에서 KDB인베스트먼트가 한쪽 편의 이해만을 수용할 경우 특혜시비가 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KDB인베스트먼트를 이끄는 산업은행 출신 이대현 사장은 공정성 시비를 없애기 위해 공적 성격을 지닌 매각 딜로는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 세컨 라운드를 제안했다. 2일 오후 5시까지 기존 본입찰에 참여한 두 후보가 KDB인베스트먼트의 애초 비공식적 MRP(최저입찰가) 이상을 만족하는 가격을 제시한다면 그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하겠다는 발상이다.

2019 대한민국 명품하우징 대상 최우수상 대우건설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 단지 조감도.2019 대한민국 명품하우징 대상 최우수상 대우건설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 단지 조감도.
KDB인베스트먼트가 당초 기대한 MRP는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내부적으로는 주당 9500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총액기준으로 보면 2조원 안팎으로 이 가격대에서 세컨 라운드 최종 승자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입찰 결과 한쪽은 이를 훌쩍 넘어섰고, 다른 한쪽은 이에 현저히 모자른 것이 문제가 된 셈이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재대결을 원하는 만큼 매각자 입장에서는 지난 2018년의 악몽을 벗어나 거래종결력을 담보하기 위해 둘의 2차 대결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거래 관계자는 "만약 이(세컨 라운드)를 허용치 않을 경우 2조3000억원을 써낸 중흥이 패널티 없이 거래를 포기해 공자금 회수가 여의치 않을 수 있고, 1조8000억원을 써낸 DS 컨소시엄도 가격을 높일 기회 없이 거래에서 배제될 수 있다"며 "이대현 사장으로서는 어쨌든 이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기 위해 최대한의 수를 계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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