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파이어족, 정작 월급쟁이에겐 "직장 함부로 관두지 말라" 조언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최민지 기자, 한민선 기자, 홍순빈 기자, 김지성 기자 2021.06.3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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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POPCON] 파이어족 토크콘서트

30일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2021 인구이야기 팝콘(POPCON)'에서 참석자들이 파이어족 토크콘서트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희은 싱글파이어 에디터, 여신욱·김도협·강용수·김준영·임동민씨. /사진=이기범 기자 leekb@30일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2021 인구이야기 팝콘(POPCON)'에서 참석자들이 파이어족 토크콘서트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희은 싱글파이어 에디터, 여신욱·김도협·강용수·김준영·임동민씨.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울산에서 연차내고 올라온 직장인부터 자영업 4개월차 18개월 아기 엄마까지.

'2021 인구이야기 : 인구구조의 변화와 축소사회, 그리고 적응' 포럼 2막 '축소사회의 신인류와 새로운 시장의 발견' 섹션으로 진행된 파이어족 토크콘서트에는 50여명의 구독자들이 30일 행사장인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을 직접 찾아왔다.

유튜브 채널 '싱글파이어'의 첫 파이어족 토크콘서트 'CHEAT KEY FOR FIRE'에는 제이슨(여신욱)과 부산빠꾸미(김도협), 용주주(강용수), 포리얼(김준영), 임동민씨가 참석해 구독자들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파이어족은 30대 말이나 늦어도 40대 초반까지는 조기 은퇴하겠다는 목표로, 회사 생활을 하는 20대부터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며 은퇴 자금을 마련하는 이들을 가리킨다.



이날 참석한 싱글파이어 구독자들은 조기은퇴해 파이어족이 되고 싶은 열망은 크지만 정작 월급쟁이가 주는 안정감 사이에서의 고민이 많다는 질문을 쏟아냈다. 하지만 파이어족들은 당장 그만두기 보단 일단 다니는 직장을 열심히 다녀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산빠꾸미 김도협씨는 "대부분 직장인들은 회사를 그만두면 무슨 일을 해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회사를 그만두지 못한다"며 "저 같은 경우엔 꾸준히 내 능력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낸 것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5000명 이상 이웃이 생겼을 때, 내가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을 쓸 수 있고, 회사 밖에서 나만의 일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파이어족에 바로 뛰어들기 보단 회사 일을 그대로 하면서 시간을 내서 나의 일을 조금이라도 하나씩 시도해보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김씨 본인은 3년 정도 블로그를 운영해보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월급쟁이에게 가장 현실적인 종잣돈부터 모으는 목표부터 세우라는 조언도 나왔다. 임동민씨는 "투자에 필요한 종잣돈을 모으기 위해선 결국 월급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회사를 그만둔 뒤 할 일을 그려보고 월급을 모아 종잣돈을 모으는 목표를 갖고 회사생활을 하시는게 좋다"고 말했다.

'포리얼' 김준영씨는 "조기 은퇴하고 싶어도 직장을 나오지 않는게 맞는 거 같다"면서 "막상 그만두니까 일반 직장인들 업무의 5~8년치 업무를 2년만에 했고, 결국 공황장애에 걸렸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월급쟁이일 때는 50만원 정도를 투자해서 100만원 정도를 벌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게 맞다"며 "본인한테 맞는 투자를 찾아 돈을 많이 모으고, 너무 서두르거나 남과 비교하기보단 흔들리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 가야 한다"고 했다.


'용주주' 강용수씨는 "일단은 내가 다니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열심히 일하면서 무언가를 배워나갈 수 있는 직업을 해야 하는데 대기업이나 공무원은 나와서 사업을 창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토크콘서트 본 행사 후에는 패널들이 방청객으로부터 질문을 받기도 했다. 방청객들은 연이어 손을 들고 궁금한 점을 물었다. 한 방청객은 "최근 결혼하면서 가정의 행복과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상충하고 있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강씨는 "내가 처음 투자 원칙을 세웠을 때 역시 아내에게 지지를 받지 못했다"며 "생활비 절약한다고 찬성하는 배우자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동영상 몇 개 보고 자신의 절약 철학을 강요하기 보다는 몰래 절약 습관을 체득해 자신이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면 아내도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방청객은 "투자와 절약을 위한 동기부여, 열정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신욱씨는 "우선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시간을 확보하라"며 "하루 25분이면 충분하다. 다만 하루라도 거르면 안 된다. 하루라도 못하는 날엔 다음날 의식적으로 더 강하게 지키려고 노력하라"고 말했다. 김준영씨는 "열정보다는 끈기가 중요하다"며 "하루에 지킬 한 가지 행동을 세우고 이를 지키려고 노력해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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