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인텝스 조사 결과 국민보고 및 미래비전 추진 계획 발표를 하고 있다. 2021.6.29/뉴스1
이날 홍 의원 행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정치 선언과 같은 날 열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 전 총장을 좋게 평가하면서도 홍 의원 행사에 참석하며 당내 주자 힘 싣기에 나섰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에 "입당해서 경쟁하고 도덕성 검증도 하자"며 견제구를 날렸다.
홍 의원은 이날 파란색 마스크와 하늘색 넥타이를 하고 '대한민국 미래 비전-국민에게 듣다'라는 제목의 인뎁스(In-depth)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코로나19(COVID-19) 시국을 감안해 유튜브와 줌(Zoom)으로 행사가 생중계 됐다.
개별 의원이 8000명이 넘는 국민 여론을 모은 건 헌정사 최초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국민 여론 조사를 모델로 한 것이다.
마크롱은 '프랑스를 위한 진단'이라는 주제로 30만 가구를 방문해 프랑스 국민 2만5000명의 인터뷰를 모았다. 마크롱은 인터뷰 분석을 토대로 프랑스 개혁 방안이 담긴 책을 출판하며 대선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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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의원도 마크롱 모델을 벤치마킹해 대권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인뎁스 조사를 바탕으로 본인이 생각하는 시대정신과 비전을 담은 '미래비전서'를 곧 발표한다. 그에 맞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
홍 의원은 "이 조사가 현장에서 국민의 소리를 듣고 나라 정상화를 위한 미래 정책을 만드는 기초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조만간 이런 국민적 기대와 바람에 부응하는 제 꿈과 비전을 말할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인텝스 조사 결과 국민보고 및 미래비전 추진 계획 발표를 하고 있다. 2021.6.29/뉴스1
이 대표의 홍 의원 행사 방문은 당내 주자에 힘을 실으려는 모습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표는 '자강론'을 주장하며 당내 대선 주자들의 역량을 키우겠다고 공언했다.
이 대표는 축사에서 "홍 대표 복당 후 처음 공식 행보가 국민 소통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인 것에 감사한다"며 "이렇게 준비가 많이 돼 있다면 올해와 내년을 거쳐 홍 대표의 정치적 여정도 아주 알차고 성공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 직후 참석 취지를 묻는 말에는 "우리 당에서 대권 도전하는 분들의 행보를 도울 수 있다면 사람을 가리지 않겠다. 저와의 친소 관계를 가리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당내 주자들이 대권 도전 의지를 밝히면 물불 안 가리고 돕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윤석열 입당하면 좋다… 도덕성 검증도 하자"홍 의원은 같은 날 정치 참여 선언을 한 윤 전 총장에 "우리 당에 들어와서 당내 경선에 참여하는 게 옳지 않겠느냐"며 입당을 촉구했다. 이어 "(당에) 들어오면 좋다. 활발히 상호 경쟁하고, 정책 대결도 하고 도덕성 검증도 하자"고 말했다. 이른바 'X파일' 논란이 있는 윤 전 총장에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윤 전 총장이란 인물에는 잘 모른다는 점도 강조했다. 홍 의원은 행사 질의응답 시간에 윤 전 총장을 언급하며 "그 사람을 잘 모른다. 내가 93년도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고 김영삼 대통령 초기 대한민국을 흔들 때 윤 전 총장은 대구지검 초임 검사"라고 했다.
이어 "(윤 전 총장과) 10년 차이다. 나이는 얼마 차이가 안 난다"며 "윤 전 총장을 잘 모른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이른바 'X파일'에는 "무엇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근래 인터뷰를 하면 윤 전 총장 X파일을 묻는데 아는 게 있어야 대답을 한다"며 "X파일은 윤 전 총장에게 가서 물어보라"고 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당 인사들이 'X파일' 문제를 거론하는 것에는 "송 대표가 나보고 'X파일을 잘 알 것이다'고 하는데 알면 자기(송 대표)가 더 잘 알 것 아니겠냐"며 "송 대표가 느닷없이 나를 물고 들어가서 쏙 빠지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X파일은 여당이 만들었을 거다. 자기들이 만들어서 야당에 넘겨줬을 것"이라며 "넘겨받은 분이 좋다고 한번 이야기해 본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윤곽 드러난 홍준표 대선 공약, "시장에 맡겨야"·"사형제 부활"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인뎁스조사 결과 국민보고대회'에 참석, 이준석 대표, 윤상현 무소속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1.6.29/뉴스1
초고층 건물 규제 완화와 종부세 등 세금을 없애는 방안도 언급했다. 흉악범에 한정해 사형을 다시 집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인뎁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이 생각하는 가장 시급한 과제는 '경제성장'(21.1%)이었다. 이어 '정치개혁'(20.4%), '저출산·고령화 해결'(17.9%) 순이었다. 경제성장에서도 '일자리 창출'(29.1%)을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았다. 그 다음은 '집값·부동산 해결'(26.2%)이었다.
홍 의원은 경제성장 방안으로 민간 기업 활성화를 언급하며 "민간을 억압하고 간섭하며 갑질하면 민간이 투자 의욕을 갖지 못하고 기업은 사내 유보금만 쌓는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 기본소득에는 "알레스카 외에는 기본소득을 하는 나라가 없다"며 "사회주의 배급제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부동산 정책에서 이념을 빼야 한다"며 현 정부를 비판한 홍 의원은 부동산 정책을 시장에 맡기자고 강조했다. 종부세 폐지도 시사했다. 재산세에 종부세까지 매기는 현행 세금 형태는 이중과세라며 종부세를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공급 방안으로 도심 내 초고층 규제 완화를 제시했다. 홍 의원은 "대도시 중심가는 초고층으로 개발해야 교통난도 줄어든다"며 "신도시는 거기까지 가는 지하철과 도로 건설에 세금이 들어간다. 도심에 초고층으로 대규모 주택을 공급하면 부동산은 폭등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은 정치개혁 수단으로 국회의원 연봉삭감과 정원 감축으로 정치인 특권 철폐를 바랐다. 대통령 권한 축소 등 권력 분립을 요구하는 응답도 있었다. 홍 의원은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을 없애야 한다"며 "국회의원도 죄를 지으면 똑같은 절차에 따라 감옥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 개혁 차원에서 '공교육 예산 증액'과 '로스쿨 폐지·사시 부활'을 바라는 국민도 있었다. 사회 안전 확보 대책으로 '사형제 부활', '소년법 개정' 등 중형주의 강화를 요구하는 여론도 있었다. 이에 홍 의원은 "흉학범에 한해서는 사형 집행을 해야 한다"며 "그래야 안전한 사회 안전망이 생긴다"고 했다.
이날 공개된 인뎁스 조사 보고서 '대한민국 미래비전-국민에게 듣다'의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홍 의원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해 누구나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