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실패한다" 민주당 시의회 집중 공세…자세 낮춘 오세훈(종합)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2021.06.2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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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01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 출석, 신임 간부 소개를 마친 후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열린 시정질문은 지난 4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오 시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2021.6.29/뉴스1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01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 출석, 신임 간부 소개를 마친 후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열린 시정질문은 지난 4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오 시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2021.6.29/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열린 29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오 시장이 추진하는 교육플랫폼 '서울 런(Seoul Learn)'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시정질문에 참여한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오 시장을 상대로 기싸움을 벌였지만 추가경정예산안에 담긴 서울시 추진 사업을 놓고 민주당이 절대 다수인 시의회를 설득해야 하는 오 시장은 자세를 한껏 낮췄다.



3선 서윤기 민주당 시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1회 정례회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서울 런' 사업과 관련, "교육격차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고 100%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메가 1타, 이투스 2타, 서울런 3타 계급이 형성되고 새로운 낙인효과가 생길 수 있다"며 "혼자 인터넷으로 공부하는 것은 집중력이 떨어지고, 멘토를 붙인다고 해도 한계가 있는 등 산재한 문제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서울 런'은 저소득층 학생에게 유명 강사의 온라인 강의 등 교육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교육플랫폼으로 오 시장의 주요 공약 사업이다. 교육청의 고유 권한을 침범할 수 있는데다 이미 EBS 등 인터넷강의 플랫폼이 있다는 이유로 시의회에서 반대 의견이 제기돼왔다. 시의회 110석 중 101석이 민주당 소속이다.

서울시는 서울 런 관련 예산 58억을 추경안에 포함해 시의회에 제출했지만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자치위원회는 예산을 전액삭감했다. 추경안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넘어간 상태로 정례회 회기 내(다음달 2일까지)에 의결해야 한다.

채유미 민주당 시의원은 "사교육 시장을 조장하고, 사교육을 더 강화하는 이런 사업은 공교육 정상화에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며 "EBS 사업과의 중복성, 교육청과의 중복성 등을 비롯해 공교육 정상화를 해치는 것이 아닌지 여러 논란이 있다"고 비판했다.


채 의원은 "본인 철학만으로 이렇게 무모한 사업을 교육청과 교육감 권한까지 훼손하면서 해야 되냐"며 "교육은 교육청과 교육감에 맡기고 아이들 돌봄 등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달라"고 덧붙였다.

전병주 민주당 시의원은 "임기 1년의 오 시장이 3개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정책 연속성 측면에서 최소한 올해는 추진하지 않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교육을 통한 '계층 이동 사다리'를 마련하기 위한 사업이라며 예산에 반영해줄 것으로 호소했다. 오 시장은 "어려운 사람들, 가난한 분들이 교육 조차 받을 기회가 부족하거나 상대적으로 열악해 꿈을 펼치지 못하는 분들에게 정책적으로 기회를 드리는 것이 정치인의 역할"이라며 "교육 사다리를 어떻게 만들어 계층 이동 희망을 꿈꾸는 분에게 희망을 드리느냐가 정책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 강남북 격차가 심한데 그 바탕은 교육"이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맨 처음 낸 아이디어가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제기될 수 있는 안전 우려도 제기됐다. 추승우 민주당 시의원은 공사가 비핵심 업무를 자회사나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하는 것에 과거 구의역 사고처럼 '위험의 외주화'가 재현될 가능성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적자난을 겪고 있는 공사에 경영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오 시장은 "안전이라는 가치를 희생시켜 가면서 경영 효율화를 추구하라는 시장은 없다"며 "다만 경영 효율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만큼 고도의 경영기법 도입해서 시민 안전을 담보하면서도 경영을 효율화할 수 있는지 방안을 찾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같은 당 소속인 오 시장에 힘을 북돋았다. 이석주 국민의힘 시의원은 재건축·재개발 정책의 신속한 추진을 요구했다. 여명 국민의힘 시의원은 오 시장에게 서울 런 사업의 당위성을 설명할 기회를 주기도 했다.

오 시장은 "재건축은 차근차근 집값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모색하는 중인데 시기를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아주 유용성이 높은 공공기획을 통해 시동은 비록 늦게 걸렸지만 최대한 빠른 속도로 하겠다"고 말했다.



첫 질문자로 나섰던 서 의원은 오 시장이 과거 재임 시절 시의회와의 갈등으로 시의회에 불출석한 이력을 언급하며 "앞으로는 과거처럼 시의회 출석 거부를 하지 말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오 시장의 과거 문재인 대통령 탄핵 관련 발언도 언급했다. "지금이라도 품격있는 정치인으로서 과거 한 말에 사과할 의향이 있냐"고 말했다. 오 시장은 "사과까진 몰라도 표현이 좀 과했다"고 인정했다.

오 시장에 대한 시정질문은 이날부터 다음달 1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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