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은 사상 최대인데 해외건설 수주는 감소..올해 300억불 흔들?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1.06.30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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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액이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하면서, 지난해 달성한 수주액 300억달러(약 33조원)를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코로나19(COVID-19) 상황이 개선되고, 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산유국인 중동에서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하반기 해외 수주 상황이 회복될 거란 기대감도 나온다.

수출은 사상 최대인데 해외건설 수주는 감소..올해 300억불 흔들?


29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147억달러(약 16조원)로 전년 동기(161억달러) 대비 9% 감소했다. 수주 건수는 246건으로 전년 268건보다 8% 줄었고, 진출국가도 지난해 80개국에서 올해 상반기 75개국으로 감소했다.



업체별 수주액을 보면 삼성물산이 35억달러(약 4조원)를 수주해 1위에 올랐다. 삼성엔지니어링(22억달러), 두산중공업(17억 달러), 현대건설(17억달러), 현대엔지니어링(14억달러)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6위부터 10위는 SK에코플랜트(8억달러), 현대중공업(6억달러), 대우건설(5억달러), DL이앤씨(3억달러), 포스코건설(3억달러) 순이었다. 상위 10위권 건설사 전반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수주액이 줄었다.

올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부진한 건 코로나19와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주력 시장인 중동 지역 수주액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중동에서 따낸 수주액은 41억달러(약 4.6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77억달러(약 8.6조원)와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해외 건설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일부 건설사들은 올해 수주 목표액을 지난해보다 보수적으로 잡기도 했다.



수출은 사상 최대인데 해외건설 수주는 감소..올해 300억불 흔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백신 접종 등으로 개선되고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해외 건설 수주 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유가 상승 등으로 해외 수주 회복 기대감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례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기업인 아람코가 발주하는 줄루프(Zuluf) 육상 원유전 개발 프로젝트(30억달러) 입찰 시기는 당초 내년에서 올해로 앞당겨졌다. 사우디 자푸라 가스 플랜트 프로젝트(20억달러) 발주도 다시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줄루프 프로젝트와 자푸라 프로젝트는 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각각 재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또 올해 안에 하일&가샤 천연가스 플랜트(45억달러), 롯데케미칼의 인도네시아 LINE 프로젝트(석유화학공장 증설·24억달러) 등의 발주가 예정돼 있다.


이처럼 해외 건설 시장이 회복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작년 수준인 300억달러 달성은 어려울 거란 의견도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있으나 발주가 크게 늘어날 만큼 충분하지는 않고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원자재값 상승 등 경제 상황을 복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하반기 수주 실적이 상반기 실적 이상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따라서 해외 수주액 300억달러 달성은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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