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치료제 '3단 추진'…131조 시장 겨눈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1.06.2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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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치료제 '3단 추진'…131조 시장 겨눈다


일동제약 (15,020원 ▲210 +1.42%)동아에스티 (69,100원 ▲300 +0.44%), 한미약품 (308,500원 ▼7,500 -2.37%) 등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임상 1, 2, 3상 단계의 당뇨치료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개발 마지막 단계는 물론, 초기단계부터 기술수출을 노리는 신약까지 후보군이 다채롭다.

세계 최대 당뇨병 학회에서 신약으로서의 가능성도 입증했다. 131조원 규모 당뇨치료제 시장을 겨눈 정통 제약사들의 진검승부가 펼쳐진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올해 하반기 독일에서 2형 당뇨병 치료 후보물질 'IDG16177'의 임상 1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최근 독일 당국에 IDG16177의 임상계획 승인을 요청한 상태. 계획이 승인되면 임상 1상이 시작된다.

동아에스티는 올해 안에 제2형 당뇨병 치료 후보물질 'DA-1241'의 임상 2상 신청에 나설 예정이며 한미약품은 장기지속형 당뇨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의 당뇨치료제 개발 진척상황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오는 셈"이라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도전에 속도가 붙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2015년 511억달러(58조원) 수준이었던 글로벌 당뇨치료제 시장은 2023년이면 1161억달러(131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성이 막대한 만큼 그동안 업계 신약 개발이 꾸준히 진행됐고, 이제 그 성과가 단계별로 나타나는 셈이다.

이들 신약 후보물질들의 가능성은 최근 개최된 미국당뇨병학회(ADA, American Diabetes Association)에서 입증됐다. 일동제약은 이번 학회에 IDG16177의 비임상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했는데 체외실험에서 기존 유사계열 후보물질 파시글리팜에 비해 더 우수한 활성을 보였고, 파시글리팜보다 100배 낮은 농도에서도 인슐린 분비를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동물 모델에서 파시글리팜 대비 30배 낮은 용량에서도 상대적으로 우수한 혈당 조절 능력을 보였다.


동아에스티는 DA-1241의 미국 임상 1b상 결과를 발표했다. 혈당증가분의 곡선하면적을 측정한 결과 복용 전 대비 DA-1241 100 mg이 기존치료제인 시타글립틴 100 mg과 유사한 혈당개선을 효과를 나타냈고 위약(가짜약)과 비교하면 매우 우수한 혈당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DA-1241을 복용한 환자들은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GLP-1' 분비량이 늘었다.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 결과는 이 임상을 진행한 프랑스 사노피가 발표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이 개발해 2015년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주1회 제형의 GLP-1 수용체 작용 당뇨치료제로 사노피가 작년 경영전략 변경 등 이유로 권리를 반환해 현재 한미약품이 권리를 갖고 있다.

발표에 따르면 제2형 당뇨환자에서 4mg과 6mg 두 용량 단독 투여 시 심혈관 및 신장질환 발생 위험도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위약 투여군 대비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에서 주요 심혈관계 질환 발생율은 27%, 신장질환 발생율은 32% 감소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들 제약사들은 임상 1~3상 단계에 포진한 신약후보물질의 기술수출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특히 ADA는 세계 최대 당뇨학회인 만큼, 신약 도입을 노린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들이 눈여겨 본다. 이 학회에서 좋은 결과가 공개된 만큼 추후 해당 신약후보물질의 기술수출 논의가 본격적으로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이와 관련,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이번에 발표된 대규모 임상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심혈관계 질환 안전성이 입증돼 한미약품은 또 다른 혁신 창출 및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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