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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25주년 과제…"'천스닥' 넘을 유니콘 찾아야"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김지성 기자 2021.06.30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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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25주년]④

편집자주 코스닥 시장이 7월 1일 출범 25주년을 맞는다. 코스닥은 2020년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대유행) 상황에서 빠르게 회복했다. 글로벌 주요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5년 동안의 활성화 및 건전화 노력의 결과다. 한편에서는 낮은 외국인 투자비중과 대형 우량주의 부재, 높은 변동성을 지적한다. 코스닥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나아가야 할 길을 전망했다.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김학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장경호 코스닥협회장 좌담회. /사진=이기범 기자 leekb@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김학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장경호 코스닥협회장 좌담회.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지난 25년 간 코스닥 시장의 행보는 한국거래소와 상장사의 2인3각 경기였다. 어느 한쪽이라도 무너지면 휘청댈 수밖에 없다. 혁신기술을 갖춘 좋은 코스닥 상장사, 원활한 주식 매매가 가능한 거래소와 호흡이 좋아야 앞으로 갈 수 있다.

20년만에 '천스닥'(코스닥 지수 1000포인트) 시대를 맞이하며 기쁨과 함께 부담도 크다. 1000포인트를 넘어 2000포인트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머니투데이는 지난 24일 한국거래소에서 김학균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과 장경호 코스닥협회장의 좌담회를 진행했다. 두 사람은 좌담회에서 코스닥 2000포인트 시대를 위한 선결조건으로 좋은 상장기업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코스닥 25주년 소회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김학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장경호 코스닥협회장 좌담회. /사진=이기범 기자 leekb@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김학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장경호 코스닥협회장 좌담회.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학균 위원장은 지난 25년 동안의 가장 큰 코스닥 성과로 혁신기업 발굴을 꼽았다. 글로벌 K팝 열풍의 시초인 에스엠 (65,000원 100 +0.1%)JYP Ent. (40,150원 450 +1.1%), 국내 대표 플랫폼으로 성장한 카카오 (119,500원 2000 -1.6%)NAVER (403,000원 1000 +0.2%)도 코스닥을 통해 상장했다. 장경호 회장은 코스닥 상장사들의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김 위원장 = 1996년 7월 개설된 코스닥 시장이 벌써 25주년을 맞았다. 2000년초 닷컴버블, 2008년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최근 코로나19(COVID-19) 등 여러 위기가 있었다. 거래소, 상장사, 정부 등의 노력으로 코스닥이 모험자본 시장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상장기업 기준으로 봐도 미국, 캐나다에 이어 글로벌에서 3번째로 큰 신시장이다. 코스닥 시장의 가장 큰 성과는 혁신기업 발굴과 육성이다. 에스엠, JYP Ent. 등 엔터기업 뿐만 아니라 지금은 코스피에 상장돼 있는 카카오와 NAVER 역시 코스닥을 통해 자본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장 회장 = 코스닥은 2000년대 초반 신뢰성 이슈를 극복하고 잘 자리 잡았다. 양적, 질적으로 모두 성장했다. 기술특례상장 도입 등을 통해 문호를 넓여준 것이 주효했다. 특례상장 도입 등 상장기준 완화로 코스닥 상장사는 1500개를 넘어섰다.

코스닥이 우리 경제의 한축을 담당하는 시장으로 성장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현재 코스닥 상장사 매출액은 240조원이 넘는다. GDP(국내총생산)의 12.6%다. 수출금액만도 74조원, 국내 총수출의 11.5%다. 일자리도 창출한다. 코스닥 상장사에 출퇴근하는 임직원들만 32만명에 달한다.

규제 완화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김학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장경호 코스닥협회장 좌담회. /사진=이기범 기자 leekb@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김학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장경호 코스닥협회장 좌담회.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 위원장과 장 회장은 코스닥 성장을 위해서는 큰 틀에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 단 규제 완화 정도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 위원장은 상장을 위한 규제 완화는 필요하다고 했지만 공시 등 정보공개 의무에 대한 규제는 시장 신뢰성 확보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장 회장은 과도한 비용이 발생하는 공시 규제 등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 = 코스닥 시장 자체가 혁신기업, 미래를 보는 기업 중심이다 보니 정형화된 기업들이 상장돼 있는 유가증권시장과 비교해 규제가 많을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무엇보다 투자자 보호와 활성화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하는 거래소 입장에서는 쉽지 않다.

다만 일부 규제 완화 필요성엔 공감한다. 특히 기업 상장유치 부문에 있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국내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 기업이 60개가 넘는다. 유니콘 기업들이 코스닥에 상장하고 머물게 할 수 있도록 이에 걸맞는 제도 정비 및 방안이 필요하다.

▶장 회장 =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리스크가 많을 수 있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규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과도한 규제는 기업의 성장을 막는다.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규제는 완화할 필요가 있다. 과도한 규제는 대형 혁신기업들의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의 주 요인이다.

공시 항목, 관리종목 지정 사유, 상장폐지 사유, 투자환기 종목 지정 사유 중 코스닥에만 있는 규제들이 있다. 한번 지정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치명적이다. 한계부실기업으로 전락한다. 유가증권시장에 준하는 수준으로 맞춰 나아갈 필요가 있다.

유니콘 이탈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김학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장경호 코스닥협회장 좌담회. /사진=이기범 기자 leekb@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김학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장경호 코스닥협회장 좌담회.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장 회장은 국내 유니콘 기업들의 해외 상장 추진과 관련 시장 규모 차이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해외 상장을 통해 최대한 자금조달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 역시 장 회장의 의견에 동의했다.

▶장 회장 = 쿠팡에 이어 마켓컬리와 야놀자 등 국내 유니콘 기업들의 해외 상장 추진이 잇따르고 있다. 코스닥은 기업 유치에 있어 글로벌 자본시장과 직접 경쟁해야 환경에 직면하게 됐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쿠팡이 NYSE(뉴욕증권거래소)로 간 가장 큰 이유는 자금조달이다. 설립 이후 개선된 누적적자에도 쿠팡은 뉴욕에서 100조원의 시총을 인정 받았다.

▶김 위원장 = 동의한다. 해외 상장 가장 큰 목적을 자금조달이다. 코스닥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다. 이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는 없다.

거래소는 우선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 미국 나스닥처럼 혁신기업들이 자연스럽게 올 수 있도록 상장 문턱을 낮추고 있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에 대해서는 사전외부평가를 생략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유니콘과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상장 유인을 강화하도록 하겠다.

▶장 회장 = 외국인과 기관의 투자도 중요하다. 2020년 말 기준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36.5%인 유가증권시장과 크게 차이난다. 코스닥 시장에 외국인과 기관의 투자가 유입되려면 투자할만한 기업들이 있어야 한다. 유니콘 기업들이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거나 해외로 이탈하지 않고 코스닥에 머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 위원장 = 유가증권시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대형 종목 수가 적은게 문제다. 대형 종목을 기준으로 인덱스로 만들면 기관과 외국인의 투자는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그렇다고 외국인이 모든 코스닥 종목을 외면하는 건 아니다. 일부 종목은 외국인 비중이 70% 넘는 경우도 있다.

ESG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김학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장경호 코스닥협회장 좌담회. /사진=이기범 기자 leekb@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김학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장경호 코스닥협회장 좌담회.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장 회장은 올해 자본시장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했다. 우선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 없다는 걸 문제로 지적했다. 코스닥 기업에 맞는 ESG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충분한 정보 제공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장 회장 =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봤더니 대부분 ESG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가이드 라인이 없고 비용부담도 크다. 그래도 기업 입장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기업이 자발적으로 실사 지원할 수 있도록 ESG 평가기준을 마련하는게 필요하다. 또 참여기관에는 인센티브를 주는 등 지원이 필요하다.


코스닥 기업에 걸맞는 ESG 기준도 필요하다. 현재 기업마다 ESG 공개정보와 수준이 상이하고 규모가 큰 기업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코스닥 중소기업이 도입하기에는 부담이 있다. 협회도 노력 중이다. 최근 유관기관들과 ESG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김 위원장 = 코스닥에는 중소·벤처기업이 집중돼 있다. 아직 ESG를 적용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논할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코스닥 역시 ESG 흐름을 거스르긴 어렵다. 그 흐름 속에 코스닥 상장사들이 소외 받지 않도록 정보 제공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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