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해지면 끌어내려라"…학폭 가해자 사과에 이수근 '분노'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2021.06.2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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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캡처/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캡처


학교 폭력 피해자가 겪은 고통을 털어놓자 개그맨 이수근, 농구선수 출신 방송인 서장훈이 분노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KBS Joy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출연해 고민을 털어놨다.

의뢰인은 "중학교 1학년 때 괴롭힘을 당했는데 폭력을 주도한 친구로부터 최근 사과 연락이 왔다. 받아줘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했다.



의뢰인은 "초등학교 때 친한 친구 A와 같은 중학교에 가고 싶어서 같은 중학교에 입학했다"며 "입학한 지 얼마 안 돼 가해자 B와 A가 친해지면서 저를 싫어하는 마음이 생긴 것 같다"고 과거 자신이 경험한 학교 폭력 피해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A와 B는 미리 짜고, 의뢰인이 가장 친한 친구인 A의 편을 들며 B 욕을 하게끔 유도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A가 당시 음성을 녹음했던 것. 이후 A와 B는 의뢰인이 가식적이라며 다른 친구들에게 뒷담화를 하기도 했다고 해 충격을 안겼다.



의뢰인은 "앉아 있으면 얼굴에 욕도 하고, 급식도 먹으러 갈 친구가 없어 못 먹었다"며 "남자 애들은 축구하고, 여자 애들은 수다 떨고 있는 걸 볼 때마다 마음이 좀 그랬다"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심지어 의뢰인은 "그때는 일기처럼 유서 쓰면서 '내가 왜 이렇게 살지. 너무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따돌림을 홀로 견뎌온 의뢰인은 "중학교 3학년 때 학교가 너무 가기 싫었다. 그 친구 얼굴만 보면 그때 생각이 났다"며 당시 고통을 떠올렸다.


결국 의뢰인은 처음으로 부모님께 '학폭위(학교폭력심의위원회) 열고 싶다, 너무 힘들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러나 당시 선생님은 의뢰인에게 잘 참아줘서 고맙다면서도 졸업이 얼마 안 남아 학폭위를 열어봤자 더 힘들테니 조금만 더 참으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이에 의뢰인은 "부모님이 그 일로 너무 상처받으셔서 학교 생활하는 걸 원치 않아 하셔서 고등학교 진학을 못했다"고 말했다.

의뢰인의 사연에 서장훈은 "가슴 아픈 얘기"라며 "더 가슴 아픈 건 아이들에게만 맡겨놓고 애들끼리 싸운 거니까 참고 화해하라고 얘기하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분노했다.

이어 "부모가 똑바로 가르치고 선생님들이 바르게 지도를 해줘야 하는데 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라며 답답해했다.

이어 의뢰인은 마음이 조금 괜찮아진 후에야 학교 폭력 가해자에게 연락이 왔다고 했다.

의뢰인은 "상담도 많이 받으러 다니고, 진짜 힘들었다. 얘기할 사람이 없어서 곰돌이랑 얘기했다. 아이들 수능 끝나고부터는 친구들이 있어줄 수 있으니까 괜찮아져서 잘 살아보려고 하는데 갑자기 (가해자에게)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이수근은 갑작스럽게 사과를 한다는 가해자에 대해 "걔가 무슨 생각으로 갑자기 사과를 하는 거냐. 지금 몇 년이 지났는데 갑자기 사과를 하겠다는 거냐"며 분노했다.

의뢰인은 "DM으로 연락이 왔다"며 "'어렸을 때 일 너도 기억하고 싶지 않을 거고 나도 기억하지 않은 일들이지만 이제 와서라도 사과한다'며 변명과 핑계를 담아서 사과를 했다"고 설명했다.

서장훈 역시 "아마 용서한다는 말을 듣고 싶은 거다. 두 다리 뻗고 자고 싶은 것"이라며 "다시 힘을 내서 자신에게 집중해라. 네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 문제는 걔한테 달려있다. 그냥 연락을 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수근은 "용서는 해주겠다고 하라"면서도 "단, 유명한 사람은 되지 말라고 해라. 언제든 끌어내줄 테니까"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어 "중학교 시절 누리지 못한 행복한 학창 시절을 대학교 가서 많이 누렸으면 좋겠다. 지금 네 모습이 행복하면 그렇게 살면 된다"고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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