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양향자 출당 고심 속 반도체 '드라이브'...결단 임박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21.06.2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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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日 수출규제 2년 맞아 반도체 '소부장' 행보...경선기획단 양 의원 출당 건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1.5.5/뉴스1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1.5.5/뉴스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반도체 중소기업을 찾아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 방안을 모색한다. 표면적으로는 일본 수출규제 2년에 맞춘 일정이지만 당내 유일한 반도체 전문가인 양향자 의원의 출당 여부 발표를 앞두고 고심 속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28일 민주당에 따르면 송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경북 구미시에 있는 원익QnC를 방문해 현장 애로사항을 듣는다. 삼성전자 협력사인 이 업체는 반도체 웨이퍼 만드는데 필요한 쿼츠와 램프, 세라믹, 세정 등의 장비를 주로 생산한다.



집권 여당 대표의 방문은 2019년 6월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3가지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향한 '극일' 메시지로 읽힌다. 이와 관련해 당정청이 지난해와 달리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송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반도체특별법 제정에 속도를 내겠다"며 "지원 효과가 대기업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는 "반도체 1~2차 하청업체들로부터 '납품단가 후려치기' 논란이 나오지 않도록 상생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는 만큼 이를 강조하는 행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당 대표실 안팎에서는 송 대표의 속내가 복잡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대선 경선기획단이 지역구 사무실에서 발생한 보좌관 성폭력 의혹에 휩싸인 양향자 의원의 출당을 건의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임원 출신인 양 의원은 그동안 민주당 반도체특별위원회를 이끌어왔다. 만약 송 대표가 출당 조치를 내릴 경우 반도체특별법 제정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송 대표는 이달 초 취임 한 달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민주당은 앞으로 본인이나 직계가족의 '4대 추문'(입시비리, 취업비리, 부동산투기, 성추행) 연루자는 즉각 출당 조치하고 무혐의 확정 이전까지 복당 금지 등 엄격한 윤리기준을 적용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조만간 입장을 정리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투기 의혹 전수 조사' 결과 우상호 의원에 대해 출당 조치를 내린 것을 감안하면 양 의원 역시 이를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안이 워낙 엄중해 송 대표가 말을 아끼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여러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결단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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