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스타벅스'도 OK…동탄 '육아맘'에 승부 건 롯데百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2021.06.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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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20일 문을 여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의 모습./사진= 롯데백화점 제공오는 8월 20일 문을 여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의 모습./사진= 롯데백화점 제공


현대·신세계 등 경쟁업체에 밀려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롯데가 7년 만의 신규 점포 출점으로 재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오는 8월 개점하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명품·리빙·키즈 등 카테고리가 어우러진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만들어 주력 소비층인 3040 세대 '육아맘'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오는 8월 20일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개점한다. 영업면적만 9만3958㎡(2만8400평)에 달하는 초대형 규모로 현대백화점 판교점(9만2416㎡, 2만8005평)을 제치고 수도권 최대 규모의 백화점이 될 전망이다.



백화점 업계에서 가장 많은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가 또다시 점포를 출점한 이유는 동탄이 가진 성장성 때문이다. 동탄은 지난 5월 기준 인구수가 37만명을 넘은 곳으로 SRT·GTX(2023년 개통) 등을 갖춰 교통이 원활한 지역이다. 인근에 삼성전자, 현대·기아 자동차 등 산업기반 시설이 있어 소득수준도 높다.

특히 동탄은 0~49세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80.8%에 달할 만큼 젊은 도시로 3040 세대가 소비의 주축을 담당하고 있어 지역 상권이 활발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따라서 롯데백화점이 동탄 지역 상권만 장악할 수 있다면 본점·잠실점의 뒤를 이은 매출 효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백화점도 동탄의 이런 특성에 맞게 동탄 신도시 소비의 주축을 담당하고 있는 '3040 육아맘'을 타깃으로 한 백화점을 준비하고 있다. 쇼핑몰의 장점을 살린 스트리트몰을 구현하는 등 개방감이 극대화된 새로운 형태의 백화점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복합문화공간 오픈 하우스, 개방형 명품관 아트리움, 중층 테라스 파크 등을 도입해 독보적인 랜드마크로 자리잡겠다는 포부도 세우고 있다.
/사진= 스타벅스 홈페이지 채용공고/사진= 스타벅스 홈페이지 채용공고
이를 위해 영국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인 '더콘란샵'과 수입가국 전문샵 '프리츠한센, 몰테니앤씨' 등을 입점시키며 리빙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고 영어키즈카페 '세서미스트리트'와 키즈카페인 '챔피언더블랙벨트' 등을 입점시킴으로써 3040 세대 육아맘이 아이들을 맡기고 편안하게 쇼핑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쉐이크쉑 버거, 땀땀 등 3040 세대에게 유명한 음식점과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도 백화점 내 스트리트몰에 입점시킨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도 롯데백화점이 동탄점 성공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가 백화점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최근 분위기로 볼 때 조만간 1위 자리를 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백화점 3사(社) 중 유일하게 코로나19 이전 매출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반전이 절실한 상황이다.

롯데가 당초 6월이었던 개점 시기를 두 달이나 미룬 것도 수도권 최고 럭셔리관를 구현하겠다는 전략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준 입점이 확정된 브랜드는 △버버리 △생로랑 △로에베 △토즈 △발렌시아가 △돌체앤가바나 △메종마르지엘라 △알렉산더맥퀸 △휴고보스 △골든구스 △몽클레르 △발렌티노 등이다. 구찌와 프라다는 현재 인테리어 공사 중으로 개점 후 순차적으로 매장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3대 명품 입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명품 백화점으로서 구색은 어느 정도 갖춘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동탄은 인근에 경쟁할 만한 대형 쇼핑몰이 없는 데다가 SRT를 끼고 있어 유동인구를 확보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로 개점 직후에는 별다른 무리 없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동탄점만의 차별화된 전략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동탄 백화점 부지 입찰 과정에 롯데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도 개점을 앞둔 롯데백화점 동탄점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당시 LH 동탄신도시 사업에 현대가 더 많은 땅값을 제시했음에도 롯데가 사업에 선정된 것에 석연치 않은 정황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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