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부터 네이버까지…K-혁신기업 산파 코스닥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1.06.29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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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25주년]②

편집자주 코스닥 시장이 7월 1일 출범 25주년을 맞는다. 코스닥은 2020년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대유행) 상황에서 빠르게 회복했다. 글로벌 주요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5년 동안의 활성화 및 건전화 노력의 결과다. 한편에서는 낮은 외국인 투자비중과 대형 우량주의 부재, 높은 변동성을 지적한다. 코스닥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나아가야 할 길을 전망했다.

SM부터 네이버까지…K-혁신기업 산파 코스닥


한국형 '나스닥'을 표방해 출범한 코스닥 시장이 개장 25주년을 맞았다. 코스닥은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한다는 취지에 맞게 그동안 우리 경제에 성장 산업이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해왔다.

연예기획사 1호 상장사인 에스엠 (81,000원 ▼1,500 -1.82%), IT 업종 대장주 NAVER (181,500원 ▼1,200 -0.66%)카카오 (47,300원 ▼100 -0.21%), 교수가 만든 학내 벤처기업 1호 마크로젠 (20,050원 ▲160 +0.80%), 온라인게임 기업 엔씨소프트 (171,200원 ▼1,300 -0.75%), 모바일게임 1호 상장사 컴투스 (38,700원 0.00%)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기업의 성장을 도왔다.



그 결과 코스닥 상장사 수는 개장 초 331개사에서 지난 18일 기준 1505개사로 5배 가까이 늘었다. 시가총액은 7조6000억원에서 423조9000억원 규모로 약 56배 커졌다.

코스닥 개장 25주년을 맞아 국내 혁신산업의 태동을 이끈 코스닥 기업들을 조명해봤다.



국내 1호 연예기획사 에스엠…K-POP 열풍의 시작
지금은 K-POP이 세계 음악시장을 제패했다지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시작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았다. 국내 1호 상장 연예기획사 에스엠은 200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자산 95억원, 매출액 125억원에 불과했다.

에스엠이 상장하던 당시만 해도 연예기획사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다. 기획사의 사업 확장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코스닥 시장은 다양한 신성장 업종을 육성한다는 방침 아래 상장을 허용했다.

코스닥 시장의 판단은 옳았다. 상장 이후 에스엠은 몸집을 불려 시가총액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기획사로 성장했다. 또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대형화하는 데 발판이 됐다. 에스엠 이후 JYP Ent. (66,700원 ▲100 +0.15%), 와이지엔터테인먼트 (42,000원 ▼350 -0.83%) 등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탄생했다.


엔터테인먼트 업종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코스닥 시장이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의 문호를 확대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 이들 기업은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플랫폼, 메타버스 등 미래 신산업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시총 3위 쟁탈전' 네이버·카카오…코스닥서 성장
최근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3위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IT 대표 업종 네이버와 카카오도 국내 증시 입성은 코스닥 시장으로 했다.

네이버의 경우 2002년 10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00년대 초 IT 버블이 붕괴하면서 코스닥 시장도 진통을 겪었는데, 네이버는 이때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IT 기업들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보탬이 됐다.

네이버는 메인 화면 개편 등 대대적인 변화를 통해 상장 2년 만에 경쟁사인 다음을 제치고 포털사이트 점유율과 순방문자 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 상장일 당시 3272억원이던 시총은 현재 70조원을 육박한다.

카카오는 1999년 상장한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해 2014년 코스닥 대장주가 됐다. 상장 초 수익 모델이 불분명하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플랫폼을 확장했다. 지난해까지 시총 9위였지만 급성장한 끝에 3위에 안착했다.

업계는 카카오가 마케팅 플랫폼화와 유료 콘텐츠의 글로벌 시장 확대, 페이와 모빌리티의 신규 서비스 도입 등으로 향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속 '천스닥' 이끈 K-바이오
현재 코스닥 시장을 이끌고 있는 건 제약·바이오 업종이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를 시작으로 셀트리온제약 (89,900원 ▼800 -0.88%), 씨젠 (21,900원 0.00%), 에이치엘비 (110,100원 ▲500 +0.46%), 알테오젠 (173,700원 0.00%)까지 코스닥 시총 10위권 절반이 제약·바이오 업종이다.

바이오주는 IT 버블 붕괴로 인한 빈 자리를 대신하기 시작하면서 성장했다. 2000년대 중반에는 '황우석 줄기세포' 열풍에 테마주를 중심으로 한 '묻지마 투자'가 이뤄졌지만 이후에는 기술력 있는 탄탄한 기업들로의 재편이 이뤄졌다.

최근까지도 바이오 업종은 코스닥 시장 대장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된 뒤에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치료약, 백신 개발 등으로 관련 업종이 초강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가 20년 만에 1000포인트를 돌파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혁신기업 지원을 통한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정부가 지속적으로 코스닥 시장 활성화 의지를 보여왔다"며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혁신기업들이 코스닥에 포진돼 있어 이번 지수 상승의 디딤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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