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이슈별 코스닥 지수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은 늘 활성화와 건전화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왔다. 벤처기업의 육성을 위해 대규모 활성화 정책이 진행되는가 하면 부실기업 퇴출을 위한 강도 높은 건전화 과정도 거쳤다.
이때 중소·벤처기업 육성과 자금조달 창구로서 코스닥 시장의 역할이 대두됐다. 외환위기 이후 산업구조 개혁에 나서야 했던 정부의 입장에서도 코스닥 시장 활성화가 필요했다.
정책 효과는 뚜렷했다. 이듬해인 2000년 3월 코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한통프리텔, 한통엠닷컴, 엘지텔레콤(현 LG유플러스 (9,870원 ▼50 -0.50%)), SBS (15,860원 ▲80 +0.51%) 등 대형기업들이 신규 상장했다.
닷컴버블로 무너진 코스닥 신화…건전화로 신뢰회복그러나 달콤한 활성화 정책의 성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이 터지면서 지수가 내려앉고 부실기업들의 사건사고가 터지면서 시장 신뢰도도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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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활성화 정책의 부작용을 꼬집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규 상장 문턱을 낮춘 탓에 부실기업까지 대거 코스닥 시장에 몰려들었다는 지적이다. 2001년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조작, 내부거래 등 불공정거래 혐의 건수는 228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수치(89건)의 2.5배 수준이다.
불공정거래가 만연하자 정부는 2002년 상장기업 퇴출기준을 강화하는 건전화 정책을 내놨다. 최저 액면주가를 20%에서 30%로 상향하고 최저 시가총액을 10억원 이상으로 올렸다. 공시제도도 강화해 2002년 1159건이었던 공정 공시건수를 2003년 6490건으로 끌어올렸다.
중소·벤처 특화시장으로 변신 코스닥…차별화된 정체성건전화 정책 발표 이후 2년 뒤 코스닥은 분수령을 맞는다. 2004년 12월 정부의 '벤처 활성화를 위한 금융·세제 지원방안'과 2005년 통합거래소의 등장으로 코스닥은 중소·벤처기업에 특화된 시장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차별화된 시장 정체성을 키워가기 시작했다.
정부는 활성화와 건전화 카드를 동시에 꺼내들었다. 거래 활성화와 수요기반 확충을 위해 가격 변동폭을 종가대비 ±12%에서 ±15%로 확대했고 산업은행과 민간 공동펀드 조성 등 벤처투자를 유도했다. 이와 동시에 관리종목 지정사유를 확대에 부실기업 조기 퇴출요건을 강화했다.
2005년 3월에는 적자 벤처기업을 위한 기술특례상장제도를 도입해 혁신 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사업 초반 수익을 내기 어려운 바이오기업들이 이를 통해 대거 상장됐다.
벤처 활성화 정책은 지난 여러 코스닥 정책 중에서도 가장 효과가 뚜렷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1999년 활성화 정책은 2000년대 초반 글로벌 닷컴버블에 기인했던 측면이 크다. 2002년 활성화 정책 역시 발표 이후 1년 동안 코스닥 지수가 3.5% 하락하는 등 성과가 좋진 않았다.
그러나 벤처 활성화 정책의 경우 발표 이후 2004년 말부터 급등해 2007년 7월까지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는 2005년 연간 84.5% 상승해 코스피 지수 상승률(53.9%)을 웃돌았다.
4차혁명 시대 첨병 코스닥…모험자본 조달 역할 강화2018년 정부가 내놓은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통한 자본시장 혁신 방안'은 벤처기업 중에서도 혁신기술을 갖춘 혁신 성장 기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4차산업 혁명시대 혁신기업 성장을 위해 코스닥이 모험자본 조달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
코스닥 벤처펀드에 대한 공모주 우선 배정 등 코스닥 투자 요인을 강화하고, 상장 요건에 이익미실현 요건 일명 '테슬라 요건'을 추가해 혁신기업들의 신규 상장을 도왔다.
효과는 확실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를 구성하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종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코스닥 지수도 큰 폭으로 올랐다. 2017년 11월 700포인트에서 2018년 2월 900포인트로 상승했다. 특례상장으로 진입하는 기업들도 플랫폼, 식음료, 콘텐츠 등으로 다양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