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영화]② 키워드 10…티켓값 인상·양갈래 길 간 '서복' 등

뉴스1 제공 2021.06.26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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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복'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포스터 © 뉴스1'서복'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포스터 © 뉴스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강타한지 2년째. 2021년 상반기 한국 영화는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영화들이 개봉해 '극장 정상화'를 꿈꿨다. 그러나 이렇다할 한국 영화 '대박작'은 없는 가운데,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소울'과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까지 소수의 해외 영화만이 200만 관객을 넘기는 데 성공했다. 극장의 위축은 계속됐다. 지난해에 이어 많은 한국 영화들이 OTT 공개를 택한 가운데, 공유·박보검 주연 SF 영화 '서복'은 국산 OTT 서비스 티빙과 극장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동시 공개'를 택했다.



하지만 배우들의 약진은 돋보였다.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는가 하면, 최근에는 배우 박서준이 마동석에 이어 마블 영화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안타까운 소식도 있었다. 지난 5월에는 한국 영화계의 '큰 형님'으로 통했던 제작사 씨네2000의 이춘연 대표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많은 영화 관계자들에 슬픔을 안겼다. 2021년 상반기 한국 영화를 정리하는 10개의 키워드를 공개한다.

<【상반기 결산-영화】① 키워드 10에 이어>



◇ 역대 최저 극장 관객수

관객수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계속 바닥을 쳤다. 1월 극장을 찾은 총관객수는 178만6117명이었다. 이어 2월에는 311만1920명, 3월에는 325만6510명, 4월에는 256만2143명, 5월에는 437만8782명이었다. 지난해인 2020년 코로나 발생 이후 시점인 3월(183만4722명), 4월(97만2572명), 5월(152만6236명)과 비교하면 관객수가 상승한 것은 사실이나, 적을 때는 1300에서 1400만대, 많을 때는 2200만대까지 갔던 코로나19 이전 관객수와 비교하면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특히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을 가동하기 시작한 2004년 이래, 올 2월 관객수는 역대 2월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문화가 있는 날인 5월2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영화관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영화관을 찾는 시민들이 줄어들며 일부 영화관들은 휴업 및 폐점을 하는 등 영화산업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 20215.26/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문화가 있는 날인 5월2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영화관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영화관을 찾는 시민들이 줄어들며 일부 영화관들은 휴업 및 폐점을 하는 등 영화산업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 20215.26/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 영화 티켓값 인상


관객수 하락의 즉각적인 영향을 받은 곳은 당연히 극장이었다. 극장은 2년째 계속되는 관객 기근에 직원수를 줄이고, 관객을 모을 수 있는 재개봉 영화들을 상영하는 등 자구책을 고심해왔다. 그 가운데, CJ CGV가 올해 가장 먼저 영화관 이용요금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CGV는 지난해 10월 극장 임차료 및 관리비, 인건비 등 고정비의 부담을 호소하며 영화 관람료를 주중 1만2000원, 주말 1만3000원으로 인상한 바 있다. CGV의 인상에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 등도 동참했던 상황. CGV는 또 6개월만인 지난 3월 주중 1만3000원, 주말 1만4000원으로 영화 관람료를 조정했다. 기존보다 약1000원 가량이 오른 셈이다. 이 같은 가격 인상은 메가박스, 롯데시네마에도 연쇄적으로 이어져, 나머지 회사들 역시 현재 1000원씩 더 영화관람료를 인상하기로 했다. 가장 최근 영화관람료 인상에 동참한 메가박스는 지난 14일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지속적인 관람객 감소로 영화산업이 고사 위기 직전까지 몰리게 된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함이 주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 '흥행 無' 한국 영화

상반기 한국 영화는 흥행을 했다고 볼만한 작품들이 거의 없었다. 많은 관객들을 동원할 성수기용 블록버스터들은 아직 코로나19의 위력이 강한 상황에서 쉽사리 개봉을 확정하지 않았고, 규모상 중간급의 영화들이 소소하게 개봉했으나 50만 관객을 돌파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올해 개봉해 그나마 30만명 이상을 동원한 영화는 이달 24일 기준 '미션 파서블'(약 44만명), '비와 당신의 이야기'(약 39만명), '서복'(38만명), '내일의 기억'(약 33만명) '자산어보'(약 33만명) 등이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작품은 지난 3월31일 개봉한 이준익 감독 연출, 설경구·변요한 주연의 '자산어보'다. '사도'에 이어 '동주'와 '박열' 같은 영화들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흥행 메이커' 이 감독의 '자산어보'가 3월 이후 영화들의 흥행 물꼬를 터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코로나19의 위력을 깨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포스터 © 뉴스1'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포스터 © 뉴스1
◇ 200만 돌파 외화들…'소울'·'귀멸의 칼날'·'분노의 질주'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최고 흥행작은 44만명 이상을 동원한 '미션 파서블'인 가운데, 해외 영화들은 가뭄에 콩 난듯 2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1월20일 개봉한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은 204만6816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의외의 흥행으로 놀라움을 준 작품은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다. 지난 1월27일 개봉한 이 영화는 5개월째 박스오피스를 지키고 있으며, 누적관객수는 214만2020명(24일 기준)이다. 코로나19의 영향권 안에서도 활발한 'N차 상영'으로 극장에 보탬이 된 애니메이션 팬덤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19일 개봉한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올 상반기 최고 흥행작이 됐다. 이 영화의 누적관객수는 226만6148명(24일 기준)이다. 특히 이 작품은 개봉 5일째 1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는데 이는 무려 2년 만에 최단기간 100만 관객을 돌파한 성적이다. 앞서 2019년 11월 '겨울왕국2'가 개봉 5일째 1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한 바 있다.

◇ '서복', 한국 영화 최초 OTT 극장 동시 공개

영화 '서복'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였다. 공유와 박보검이라는 정상의 스타들이 주연을 맡은 SF 영화라는 점에서, 첫사랑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 '건축학개론'의 이용주 감독이 무려 10년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라는 점에서 그랬다. 앞서 이 영화는 지난해 12월 개봉을 결정했으나 한 차례 개봉을 미뤘고, 약5개월이 지난 후인 지난 4월15일 OTT 플랫폼인 티빙과 극장 동시 개봉했다. 국내 작품으로서는 이처럼 OTT 플랫폼과 극장에서의 동시 개봉을 택한 작품은 '서복'이 최초였다. 상반기에도 많은 한국 영화가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OTT 독점 공개를 택했다. '신세계' 박훈정 감독의 신작 '낙원의 밤'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지난 4월 공개됐으며, '늑대소년' 조성희 감독이 연출하고 송중기, 김태리가 주연을 맡은 '승리호'가 지난 2월5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공개됐다. 이 영화는 개봉 직후 전세계 16개국 넷플릭스에서 많이 본 영화 1위를 기록하며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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