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영화]① 키워드 10…원더풀 윤여정·한국 영화 맏형 故 이춘연 등

뉴스1 제공 2021.06.26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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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여정 © AFP=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배우 윤여정 © AFP=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강타한지 2년째. 2021년 상반기 한국 영화는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영화들이 개봉해 '극장 정상화'를 꿈꿨다. 그러나 이렇다할 한국 영화 '대박작'은 없는 가운데,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소울'과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까지 소수의 해외 영화만이 200만 관객을 넘기는 데 성공했다. 극장의 위축은 계속됐다. 지난해에 이어 많은 한국 영화들이 OTT 공개를 택한 가운데, 공유·박보검 주연 SF 영화 '서복'은 국산 OTT 서비스 티빙과 극장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동시 공개'를 택했다.



하지만 배우들의 약진은 돋보였다.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는가 하면, 최근에는 배우 박서준이 마동석에 이어 마블 영화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안타까운 소식도 있었다. 지난 5월에는 한국 영화계의 '큰 형님'으로 통했던 제작사 씨네2000의 이춘연 대표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많은 영화 관계자들에 슬픔을 안겼다. 2021년 상반기 한국 영화를 정리하는 10개의 키워드를 공개한다.



◇ '미나리' 윤여정 열풍

윤여정은 '미나리'에서 극중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아 102년 한국 영화에 새 역사를 썼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미나리'의 배우진 '팀 미나리'는 극 중 한국적인 정서와 미국의 삶을 담은 특별한 가족을 환상적인 연기 호흡으로 사랑스럽게 그려냈다.

윤여정은 이 영화로 무려 여우조연상 42관왕의 수상 기록을 달성했다.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휩쓴 윤여정은 특히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유니온스테이션과 돌비극장 등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상)에서도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한국 최초의 기록이자 아시아에서는 1957년 영화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4년 만에 두 번째 수상이다.


윤여정과 함께 '미나리'도 동시에 주목을 받았다. 영화 제목이기도 한 채소 미나리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미나리 삼겹살'이 한때 인기를 끌기도 했다. 더불어 국내에는 3월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12일 만에 50만을 돌파했고, 이어 60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세 번째로 100만을 넘어선 영화가 됐다. 현재 '미나리'는 113만2733명(이하 25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동원하며 올해 박스오피스 5위를 기록했다.

故 이춘연 씨네2000 대표(이춘연 대표 장례준비위원회 제공)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故 이춘연 씨네2000 대표(이춘연 대표 장례준비위원회 제공)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영화계 큰 형님' 이춘연 대표 별세

한국 영화의 맏형인 영화 제작자 고(故) 이춘연 씨네2000 대표는 지난 5월 향년 70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고 이춘연 대표는 전라남도 신안 출생으로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연극영화학과 졸업 후 1970년대 연극무대에서 활동하다 1983년부터 화천공사 기획실장으로 영화계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2000년부터는 영화인회의 이사장으로 활약했고, 2009년부터는 한국영화단체연대회의대표로도 활동하는 등 영화계 맏형으로 자리매김했다.

굵직한 작품을 제작해온 고인은 1984년 '과부춤'을 시작으로 '접시꽃 당신'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등을 기획?제작했다. 또한 1994년에는 씨네2000을 설립하고 한국 공포영화의 새 지형을 연 '여고괴담' 시리즈 제작을 비롯해 '손톱'(1994), '지독한 사랑'(1996), '그들만의 세상'(1996), '미술관 옆 동물원'(1998), '마요네즈'(1999), '인터뷰'(2000), '서프라이즈'(2002), '중독'(2002), '돌려차기'(2004), '황진이'(2007)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2007) '거북이 달린다'(2009), '체포왕'(2011), '시체가 돌아왔다'(2012), '두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2012), '더 테러 라이브'(2013) 등을 남겼다.

◇ 배우들의 영역 확장

올해 상반기에는 배우들의 영역 확장이 두드러졌다. 마블 영화 '이터널스'에 주연으로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앞두고 있는 마동석은 자신의 제작 파트너인 크리스 S.리, 스타링스 텔레비전과 손잡고 '더 클럽'이라는 제목의 미국 드라마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클럽'은 지난 2019년 방송된 OCN 드라마 '트랩'의 미국 리메이크 판으로 드라마 '워킹 데드'와 '선즈 오브 아나키' 등을 쓴 작가 잭 로기우디스가 메인 작가로서 집필을 담당한다. 마동석은 '더 클럽'에서 주연인 캠핑 여행 중 유명 앵커를 공격한 미스터리한 사냥꾼들을 쫓는 베테랑 형사 역할을 연기한다.

박서준도 마블 시네마틱유니버스에 합류할지 이목이 쏠린다. 이달 15일 박서준이 올초 '더 마블스'로 제목을 확정한 '캡틴 마블2' 제안을 받고 내부 검토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박서준 측은 "노코멘트"라는 입장을 밝혔다. '더 마블스'는 '캡틴 마블'의 후속작으로, 브리 라슨이 전편에 이어 주연을 맡는다. '캡틴 마블'은 마블 최초의 여성 히어로 솔로 무비로, 지난 2019년 3월 국내 개봉했다.

김남길은 씨제스엔터테인먼트를 나와 지난 2월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길스토리이엔티'를 설립했다. 길스토리이엔티는 '신세계' '남자가 사랑할 때' '무뢰한' '검사외전' '아수라' '공작' 등의 영화를 제작한 영화 제작사 사나이픽처스 한재덕 대표와 김남길이 함께 설립한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매니지먼트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 IP 사업 등을 아우르는 엔터 비즈니스로의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제훈은 2019년 대표 김유경, 감독 양경모와 공동 설립한 영화제작사 하드컷으로 제작 활동에 나선다. 하드컷은 올해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언프레임드'(Unframed)를 제작, 방영한다. '언프레임드'는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이 각본과 연출에 직접 참여한 프로젝트다.

'소울' 포스터 © 뉴스1'소울' 포스터 © 뉴스1
◇ '소울' '크루엘라', 디즈니 강세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올해 스튜디오 월트디즈니컴퍼니(이하 디즈니) 영화들이 강세를 보였다. 먼저 1월 개봉한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소울'은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저마다의 성격을 갖춘 영혼이 지구에서 태어나게 된다는 픽사의 재미있는 상상력에서 출발한 '소울'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된 '조'와 지구에 가고 싶지 않은 영혼 '22'가 함께 떠나는 특별한 모험을 그린 영화다. 특히 '소울'은 지난 2월 개봉 16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지난해 11월 영화 '도굴' 이후 81일 만에 100만을 기록한 영화가 됐다. 이 영화는 현재 204만8022명의 관객을 모으며 올해 영화 박스오피스 3위를 기록하고 있다.

5월 개봉한 디즈니 실사 영화 '크루엘라'도 흥행 몰이 중이다. 1961년 애니메이션 '101마리 달마시안'에 등장하는 빌런인 크루엘라 이야기를 메인으로 다룬 '크루엘라'는 재능은 있지만 밑바닥 인생을 살던 에스텔라가 남작 부인을 만나 충격적 사건을 겪게 되면서 런던 패션계를 발칵 뒤집을 파격 아이콘 크루엘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크루엘라'는 현재 131만9992명을 동원, '소울'에 이어 올해 박스오피스 4위로 단숨에 올라섰다.

'소울'과 '크루엘라'가 나란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장식한 가운데, 3월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32만을 돌파했으며, 지난 17일 개봉한 디즈니·픽사 '루카'도 16만을 돌파하는 등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어 디즈니의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의 장기 흥행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장기 흥행으로 저력을 과시했다. 인기 만화를 영화화한 만큼 탄탄한 마니아층을 바탕으로 개봉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무려 5개월간 꾸준히 관객 몰이에 성공했다. 이에 지난 1월27일 개봉한 이 영화는 누적 관객 214만여명을 기록, 200만을 넘어서며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에 이어 올 상반기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또한 '소울'에 이어 올해 개봉작 중 두 번째로 200만을 돌파한 기록을 세웠다.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신작 홍수 속에서도 지난 22일까지 일별 박스오피스 톱10 안에 들며 장기간 흥행을 이어왔다.

<【상반기 결산-영화】② 키워드 10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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