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잰걸음 전자책 플랫폼…'구독의 밀리' vs '웹소설의 리디'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1.06.2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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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리디'에 이어 지난 24일 '밀리의 서재'도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면서 전자책 플랫폼 양대산맥인 두 회사에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높아진 웹툰, 웹소설의 인기와 도서정가제 도입 이후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자책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디와 밀리의 서재는 전자책 플랫폼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구체적 사업 내용을 들여다 보면 전혀 다른 회사다. 이란성 쌍둥이 같은 두 회사의 투자 포인트를 살펴봤다.



구독서비스 집중 밀리의 서재…'규모의 경제' 눈앞
IPO 잰걸음 전자책 플랫폼…'구독의 밀리' vs '웹소설의 리디'


25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밀리의 서재는 미래에셋증권 (7,550원 ▲220 +3.00%)과 상장 주관 계약을 맺고 내년 상장을 목표로 IPO 절차에 착수했다. 성장기 플랫폼 기업을 고려해 특례상장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서영택 전 웅진씽크빅 대표가 설립한 밀리의 서재는 최근 급증하는 회원 수를 앞세워 '도서계 고래'로 성장했다. 현재 보유한 도서만 10만권, 누적 가입회원 수는 350만명에 달한다. 콘텐츠 공급계약을 맺은 출판사만 1000곳 이상으로 방대한 서적량을 자랑한다.



밀리의 서재의 특징은 철저한 구독서비스 중심이라는 점이다. 전자책 정기구독의 경우 월 9900원, 밀리 오리지널 종이책 정기구독의 경우 월 1만5900원을 내면 밀리의 서재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무한정 즐길 수 있다. 전자책이던 종이책이던 단행본 판매는 하지 않는다.

밀리의 서재는 9900원으로 독자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전자책을 단순히 책 형태가 아니라 '오디오북' 혹은 '챗북' 등 다양한 형태로 제공한다. 또 독자들이 독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내 서재'와 '독서 노트' 등 커뮤니티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밀리의 서재 관계자는 "다른 전자책 플랫폼과 달리 밀리의 서재는 모든 서비스를 구독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며 "단권 판매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구독서비스에 머물러 있다보니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 지난해 밀리의 서재는 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영업손실 94억원) 대비 48% 개선됐지만 흑자전환을 위해서는 더 많은 구독자들이 뒷받침돼야 한다.

반면 구독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인이다. 실제 지난해 밀리의 서재의 매출액은 1년 전보다 76.1% 급증했다. 매출액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영업수익이 개선되는 '규모의 경제'가 나타나고 있다.

돈 안 아끼는 웹툰·웹소설 마니아 겨냥한 리디
IPO 잰걸음 전자책 플랫폼…'구독의 밀리' vs '웹소설의 리디'
양대산맥이라고는 하지만 회사 규모면에서 리디와 밀리의 서재는 골리앗과 다윗이다. 지난해 리디의 연결 매출액은 1555억원으로 밀리의 서재의 8배다. 또 리디는 지난해 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08년 설립 이래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리디는 밀리의 서재와 달리 콘텐츠 공급자로서의 역할에 집중한다. '리디셀렉트'라는 구독서비스가 있긴 하지만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리디는 '리디북스'라는 단행권 판매 플랫폼에 집중한다. 리디북스에는 웹툰·웹소설 등 다양한 연재형 콘텐츠가 등록돼 있다.

현재 기준 리디북스에 등록된 콘텐츠 종류는 23만권, 누적 판매액 1억원 이상을 기록한 작품 수는 740권 이상이다. 작품 등록 전체 작가 수도 11만1000명이 넘는다.

리디 관계자는 "전자책 단행본 판매를 중심으로 주력하고 있어 구독 형태인 밀리의 서재와 실적면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리디는 도서에 집중하는 밀리의 서재와 달리 웹툰·웹소설에 집중한다. 웹툰·웹소설 IP(지적재산권) 다양한 형태로 선보이는 콘텐츠 기업이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에는 '만타'라는 글로벌 웹툰 구독서비스를 론칭했다. 지난 3월 기준 미국 구글플레이스토어 만화앱 부문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기록 중이다. 리디 웹소설을 웹툰으로 선보이는 '책 끝을 접다'라는 큐레이션 채널도 콘텐츠 기업으로 발돋음하기 위한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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