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대화의 희열 3' 캡처 © 뉴스1
양희은은 히트곡 중 빠질 수 없는 '아침 이슬'에 대해 처음부터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곡이 아니라며 김민기를 언급했다. 그는 우연히 찢어진 악보를 주웠고, 집에서 혼자 연습했다고. 양희은은 "끝부분이 너무 좋았다.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이 부분에서 떠나는 모습이 그려지니까 좋더라"라고 했다.
양희은의 발표 후 김민기도 '아침 이슬'을 자신의 앨범에 넣었다고. 양희은은 "유학하는 지인한테 들었다. 김민기의 '아침 이슬'을 들으면 죽고 싶을 만큼 힘들다고 느끼는데, 제 노래를 들으면 '그래, 견뎌야지' 했다더라"라고 전해 웃음을 샀다.
큰 사랑을 받았던 양희은의 '아침 이슬'은 그러나 발표 후 4년이 지난 1975년에 금지곡으로 지정됐다. 양희은은 "설명 같은 게 없었다. 그냥 방송국 자료실에 빨간색으로 'X' 표시가 돼 있었다. '아침 이슬' 금지된 이유는 지금도 모른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금지 이유가 사랑이 왜 이루어질 수 없냐, 이건 가사가 퇴폐다 했다"라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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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은은 "(노래 금지한) 사람들이 뭐하는 분들인지 그건 알 길이 없다"라면서도 "히트의 원동력은 금지다. 금지를 했기 때문에 노래 동아리에서 죽자고 배운 거다. 그 노래를 해야지만 뭔가 통기타 동아리 같으니까"라고 솔직한 생각을 털어놔 웃음을 샀다.
특히 양희은은 "내가 그 사람을 만난 적이 있어. 금지한 사람을"이라고 깜짝 고백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방송 촬영차 어느 시골에 갔다. 촬영이 끝나면 항상 설거지를 해드리고 왔다. 한참 하고 있는데 어떤 남자 발이 내 주변을 떠나질 않는 거다. '양희은씨, 내가 금지했어' 하더라"라고 회상했다. 양희은은 남자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응을 보였다고. 양희은은 "믿기지 않았다. 거짓말 같기도 했다. '그래서요? 당장 가라. 그런 얘기 해봤자 기분 더럽고 나쁘니까 가라' 했다"라고 밝혔다.
양희은은 "내가 그날 속으로 생각했다. 만약 나한테 그런 힘이 있었다면 난 금지를 안 했을지 모른다. 근데 이 사람이 그렇게 금지를 함으로써 많은 젊은이들이 그 노래를 애써서 배우려고 했다"라며 "일부러 그 사람 얼굴을 봤다. 아주 참 왕재수였다"라고 쿨하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를 들은 MC들은 "오히려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니냐, 대히트의 일등공신이다. 다음에 신곡 나올 때 노래 좀 금지해 달라고 해야겠다"라며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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