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청주 민간임대 '청약 광풍'…실수요자 '울상'

뉴스1 제공 2021.06.2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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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2차 대광로제비앙 그랜드센텀' 18만명 이상 몰려
임차권 3000만~6000만원 웃돈…내집 마련 발길 '허탈'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청주=뉴스1) 엄기찬 기자 = 충북 오송의 한 민간임대 아파트 임차권에 3000만~6000만원이 넘는 웃돈이 붙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청약 접수를 마감한 결과 신청자가 18만 명 넘게 몰렸고, 벌써 시장에 매물로 나온 임차권에는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전매 제한 등 투기 규제가 없는 도심 외곽의 서민 임대아파트에까지 투기 수요가 몰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청주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얼마 전 임차인 모집과 함께 당첨자 발표까지 끝낸 '오송2차 대광로제비앙 그랜드센텀' 아파트가 지역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1615세대 임차인 모집에 18만 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리며 1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인 데다 임차권까지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는 탓이다.

복수의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오송2차 대광로제비앙 그랜드센텀' 1615세대의 임차권이 3000만~6000만원까지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소를 끼거나 업자들이 자체적으로 확보해 매물로 나온 임차권만 업소마다 적게는 3~4개 많게는 10개 이상 확보하고 있다.


1~3층까지 저층만 해도 3000만원대의 웃돈이 붙었다. 4~15층까지는 5000만원대, 16층 이상은 6000만원대에 흥정이 오가고 있다.

내집 마련을 위해 청약을 했다가 높은 경쟁률에 밀려 떨어진 실 수요자들 입장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허탈할 수밖에 없다.

실제 거주를 목적으로 청약을 넣었다가 떨어졌다는 40대 직장인 A씨는 "살지도 않을 사람들이 당첨되고 그걸(임차권) 또다시 팔고, 그냥 씁쓸하다"고 말했다.

청주에 사는 주부 B씨는 "매매도, 전세도 집값이 너무 비싸 민간임대가 대안이 될 것 같아 기대했는데 경쟁률이 워낙 높았다"며 떨어진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봉산리 일원에 들어서는 '오송2차 대광로제비앙 그랜드센텀' 투시도.(에이블미디어플러스 제공).2021.6.17/ © 뉴스1충북 청주시 흥덕구 봉산리 일원에 들어서는 '오송2차 대광로제비앙 그랜드센텀' 투시도.(에이블미디어플러스 제공).2021.6.17/ © 뉴스1
당첨 발표 직후부터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은 임차권 물량이 대량으로 쏟아지는 것을 두고 프리미엄을 붙여 되파는 전형적인 투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지역의 정부 규제가 인접 지역의 풍선효과로 나타났고, 전국적으로 투자처를 잃은 투기세력까지 몰리면서 이 같은 기현상이 나타났다는 시각이다.

특히 '오송2차 대광로제비앙 그랜드센텀'이 들어서는 오송은 청주 시내권과 달리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지 않아 제약이 적다 보니 수요가 폭발했다는 분석이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의 타이트한 규제에 따른 대안 투자처로 민간임대 아파트가 뜨고 있다"며 "여러 세금 부담도 없어 관심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오송은 세종시와 인접해 있어 그 배후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아 수요가 몰렸다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이 거품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투자 내지는 투기 자본이 얼마나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지는 봐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18~21일 민간임대로 아파트 1651세대 분양에 나선 '오송2차 대광로제비앙 그랜드센텀'에는 18만4192명의 청약 신청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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