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광주 붕괴 건물 'V자' 형태로 무너져…부실공사 증거"

뉴스1 제공 2021.06.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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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안으로 식별 가능…"무게 지탱 보강물, 불충분해 하중 못 견딘 것"

지난 10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 건물 붕괴 현장에서 국과수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전날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붕괴되면서 주행 중이던 시내버스가 매몰,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2021.6.10/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지난 10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 건물 붕괴 현장에서 국과수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전날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붕괴되면서 주행 중이던 시내버스가 매몰,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2021.6.10/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지역 건물의 지하층 보가 'V자' 형태로 내려앉은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24일 오후 언론브리핑을 통해 "건물붕괴 참사 현장의 잔해물을 치운 결과 지하층의 보가 V자 형태로 내려앉았다. 이는 부실공사의 증거"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건물 철거 작업시 무너지는 건물 자재의 충격 완화와 안전 등을 위해 지하층 보 아래에 보강물 역할을 하는 흙(밥)을 쌓아 올린다.

천장 높이까지 쌓아 올린 흙은 철거 작업 2차 사고에 대한 방지책이자 무너져 내리는 건물의 충격을 흡수, 무너질 당시 완충제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건물의 하중을 지탱하는 보와 철제 구조물 역시 철거 작업시 통상적으로 수평적인 모양을 유지한다.

황석헌 광주경찰청 형사과장은 "여러차례 현장감식을 진행한 결과 건물의 무게를 지탱하는 지하층의 보와 철제구조물 등이 V자 형태로 휘어졌다"며 "이는 지하층에 충분한 양의 보강물(흙)이 없었다는 부실공사의 명백한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보강물이 충분하지 않았고, 건물 하중을 견디는 보가 휘어지면서 건물이 무너져 내린 것으로 추정 중이다"며 "하지만 국과수와 국토부 조사 결과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단언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오전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지에서 광주 동구청 건축과 공동주택관리계 직원과 건축사, 기술사, 현장관계자 등이 안전점검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 9일 오후 4시22분쯤 철거 공사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져 승하차를 위해 정류장에 정차한 시내버스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버스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희생자 9명의 사인은 모두 '다발성 손상'으로 나왔다. 2021.6.14/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지난 14일 오전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지에서 광주 동구청 건축과 공동주택관리계 직원과 건축사, 기술사, 현장관계자 등이 안전점검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 9일 오후 4시22분쯤 철거 공사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져 승하차를 위해 정류장에 정차한 시내버스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버스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희생자 9명의 사인은 모두 '다발성 손상'으로 나왔다. 2021.6.14/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경찰은 사고 발생 다음날인 지난 10일부터 수사본부를 꾸리고, 건물 붕괴의 직접원인 규명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5차례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현장감식과 국토부 중앙사고 조사위원회의 현장조사를 진행했고, 사고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까지 원청과 하청 업체 관계자, 현직 공무원 등 20명을 입건, 이 중 감리 책임자와 한솔기업 현장소장, 굴착기 기사(백솔건설 대표) 등 3명을 구속했다.

참사는 지난 9일 오후 4시22분쯤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지역에서 발생했다.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삽시간에 무너져 내리면서 바로 옆 도로 승강장에 정차중이던 시내버스가 매몰됐다.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17명 중 9명이 사망하고, 8명은 중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학동 4구역 재개발구역은 2018년 2월 현대산업개발에서 공사를 수주해 철거작업에 들어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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