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뉴스1) 성동훈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던 중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6.24/뉴스1
기존 합수단의 부활이 아니라지만 합수단이 사라진 후 증권범죄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졌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합수단이 수사하던 사건에서 여권 인사 연루설이 나오자 조직 자체를 없앤 뒤 이제서야 수습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여의도 저승사자' 합수단, 지난해 "검찰개혁" 이유로 폐지2013년 증권 범죄 전문 수사를 위해 설치된 합수단은 50여명 규모의 금융위·금감원·거래소·국세청 등의 전문 인력들이 파견 나와 검사들과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대규모 수사단이었다. 합수단은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릴 정도로 증권범죄와 관련해서는 전문성을 자랑했다.
라임 사건으로 여권인사는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이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야권 인사로도 윤갑근 국민의힘 충북도당 위원장이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과 추징금 2억2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검찰 내부에서는 합수단 폐지 이후 증권범죄 수사가 사실상 마비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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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증권범죄 사건 처리는 급감했다. 최근 5년간 검찰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 접수·처리 현황에 따르면 검찰은 2016년 81건을 접수해 77건을 처리(기소 혹은 불기소)했고, 2017년엔 81건을 접수해 모두 처리했다. 2018년엔 76건을 접수해 63건을, 2019년엔 56건을 접수해 33건을 처리했는데 지난해 58건을 접수해 8건을 처리하는데 그쳤다.
한 검찰 관계자는 "증권, 금융범죄에 대한 수사는 전문성이 필요하고 합수단이 그동안 그 역할을 해왔다"며 "갑자기 조직을 없애니 수사에 공백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직접수사를 축소하는건 좋은데 적어도 충격을 완화할 조치가 있었어야 했다"며 "증시가 나빠지면 합수단 폐지 부작용이 크게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1년 반만에 비슷한 조직 부활조직 성격의 차이가 있다지만 비슷한 조직이 1년 반만에 부활하도록 하는데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추 전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합수단 재설치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합수단이 없어도 서울남부지검에 금융조사 1·2부가 있어 아무 문제가 안 된다"고 하기도 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1년 넘는 기간동안 증권범죄는 방치됐던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주식시장에 뛰어든 서민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경우 추 전 장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 조직의 힘을 빼겠다고 범죄 대응 역량을 약화시킨 최악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이 다시 생기더라도 기존 합수단과 같은 수사력을 보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시각도 많다.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의 경우 합수단과는 다르게 수사관이 주가 되고 검사는 범죄사실 구성, 법리 검토, 영장 관계, 인권침해 등을 통제하는데 주로 신경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