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자 /사진=머니투데이DB
1980년 10월 21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4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민 드라마로 자리 잡았던 '전원일기'는 90년대 중반 무렵 점차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배우 김혜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전원일기' 아버지 어머니 캐릭터가 시청자가 바라던 부모님 상과 멀어져 갔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가발 쓰는 것만 일 같았다. 그건 배우라고 할 수 없었다"며 당시 '전원일기' 출연이 주는 자괴감에 대해 처음으로 고백했다.
배우 김수미도 '전원일기' 배우들 중 자기를 하차시켜달라고 요청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도 개인적으로 조금 지쳐갔다. 뭘 해도 일용 엄니로만 보니까. 어떤 때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전원일기'를 더 하기가 싫더라"라고 말해 당시 주연급 배우들의 심경을 짐작하게 했다.
상황이 극에 달하자 배우 김혜자는 당시 '전원일기' 제작진에게 "나를 극 중에서 죽여달라"는 부탁까지 했다고 한다. 김혜자는 당시 제작진에게 "막내딸 만나러 가다 교통사고 나서 죽으면 아빠가 홀아비고 자기 부인이 죽었으니까 얼마나 서글프겠냐. 뭐 재혼하라는 말도 많을 거고 얘기가 좀 풍성해질 것 같다. 나는 하나도 안 서운해할 테니까 그렇게 할 수 없냐"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국 김혜자를 포함한 주연 배우들은 마음을 고쳐먹고 끝까지 드라마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전원일기'를 함께 만들었던 동료 배우들의 눈물겨운 이야기는 오는 25일 저녁 8시50분 방송되는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 2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