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60대 부부 미스터리…부패한 시신과 생활한 두 딸, 집은 경매

머니투데이 김자아 기자 2021.06.2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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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경기 시흥에서 60대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둘러싸고 다양한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부부의 시체가 발견될 당시 집안에는 이미 오래전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부모의 시신과 함께 생활하는 두 딸이 있었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10시50분쯤 시흥시 정왕동의 한 아파트에서 A씨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 부부의 시신은 A씨 집을 방문한 경매 집행관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A씨의 두 딸(둘째 30대·셋째 20대)은 경매 집행관이 초인종을 누르자 문을 열었다. 집안 곳곳은 각종 폐품들이 널브러져 있는 등 쓰레기장을 방불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두 딸은 부모의 시신이 방치된 집에 함께 살고 있었다. A씨 부부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이미 오래 전 사망했고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된 것으로 추정됐다.



두 딸은 경찰에 "부모님이 당뇨와 고혈압으로 지병을 앓았고, 어느날 갑자기 돌아가셨다"며 "(사망이) 믿기지 않아 신고 할 수 없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경찰은 곧바로 부검을 의뢰했다. 부검의는 지난 23일 "외력에 의한 손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구두소견을 냈다.

부부의 정확한 사인과 사망시점도 미궁이다. 만약 두 사람이 같은 날 동시에 사망하지 않았다면 남은 한 사람이 왜 신고를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과 사망 시점, 약물 반응 여부 등은 정밀한 부검 결과가 나와야만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딸은 지적장애인으로 등록된 상태는 아니었다. 다만 경찰은 두 딸을 대상으로 한 진술 조사에 애를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네 가족의 생계는 아버지인 A씨가 홀로 이어왔다. 어머니와 두 딸은 별다른 직업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A씨 부부 슬하에는 첫째 딸(30대)도 있다. 첫째 딸은 10년전 독립해 왕래가 잦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정에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가능성이 나온다.

경찰은 건강보험공단과 병원 등을 통해 A씨 부부의 지병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또 집이 경매에 넘어가게 된 배경 등 사건 전반을 살피고 있다.

경찰은 "A씨 부부 사망시점과 사인 등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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