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사로잡은 액티브ETF, 8개 종목에 한달간 3000억 몰렸다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정혜윤 기자 2021.06.25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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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사로잡은 액티브ETF, 8개 종목에 한달간 3000억 몰렸다


지난달 주식시장에 입성한 액티브 ETF(상장지수펀드) 8종의 한달 성적표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거두고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액티브 ETF 8종 한달 수익률·자금유입 '합격점'
액티브 ETF는 단순히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유의 자산운용 전략을 가미해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자산운용사 4곳이 지난달 25일 한꺼번에 8개의 액티브 ETF를 출시하며 한판 승부를 겨뤘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개 액티브 ETF의 한달(5월25~6월23일) 수익률은 5.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3.3%를 2.0%포인트 웃돈다.

한달 간 8%의 수익률을 기록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네비게이터 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액티브 ETF'가 액티브 ETF 8종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글로벌BBIG액티브 ETF'(7.6%),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미래차액티브 ETF'(7.4%),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퓨처모빌리티액티브 ETF'(6.9%),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BBIG액티브 ETF'(6.3%)가 뒤를 이었다.

수급 측면에서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활약이 컸다. 전기차 등의 미래 운송 수단, 신재생에너지,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BBIG),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이 그간 증시에서 주목을 받아온 테마인 만큼 개인 투자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는 분석이다.

액티브 ETF 8종에는 한달 간 3000억원의 투자금이 몰렸다. 이 중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2%(659억원)다.


'KODEX K-미래차액티브 ETF'에 한달간 680억원이 몰렸다. 개인은 239억원을 순매수했다. 다음으로 'TIGER 퓨처모빌리티액티브 ETF'에는 525억원이 유입됐다. 개인들은 131억원을 사들였다.

이어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 ETF'(107억원), 'TIGER 글로벌BBIG액티브 ETF'(82억원), 'TIMEFOLIO Kstock액티브 ETF'(37억원), 'TIMEFOLIO BBIG액티브 ETF'(27억원), '네비게이터 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액티브 ETF'(20억원), '네비게이터 ESG액티브 ETF'(16억원) 순이었다.

정성인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팀장은 "주식형 액티브 ETF는 보수가 비교적 낮고 거래가 용이하다는 기존 ETF의 장점과 시장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한다는 기존 액티브 주식형 펀드의 장점을 결합한 상품이어서 유용한 투자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신영·마이다스에셋 등 액티브 ETF 출시 예고
업계에서는 액티브 ETF가 위축된 공모펀드 시장을 활성화시킬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공모펀드 시장이 수익률 저조 등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어 위축돼 가고 있다"면서 "액티브 ETF가 다양한 상품군의 출현으로 공모펀드를 대체할 수 있는 주요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액티브 ETF에 투자금이 몰리면서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액티브 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10일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 ETF'를 상장했다. 상장이후 약 104억원의 자금이 몰려들었다. 이 ETF는 삼성전자는 물론 DB하이텍, 리노공업 등 비메모리 반도체 관련 주요 업체를 담고 있다.

신영자산운용은 가치주를 담은 액티브 ETF를 연내 상장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에셋플러스, 흥국운용도 액티브 ETF 출시를 준비 중이다.

아울러 액티브 ETF가 핵심 투자수단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선 규제완화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업계에서는 ETF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액티브 ETF 상관계수 완화 △포트폴리오 구성 종목 및 비중 공개 완화△ETF 사이의 병합·분할 △거래소의 ETF 인력 확대를 제시한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장은 "벤치마크를 0.7 이상 추종하도록 한 현행 규정으로 인해 운용역들의 자율성이 제한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며 "주식과 다르게 ETF는 상장폐지 되더라도 환급이 가능한 만큼, 운용역의 재량을 넓혀주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포트폴리오(PDF)를 일 단위로 공개해야 한다는 규정은 패시브 ETF의 경우 크게 상관이 없지만 액티브 ETF의 경우 운용전략이 노출될 수 있어 부담으로 작용한다"면서 "ETF도 주식처럼 병합하거나 분할할 수 있는 제도가 도입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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