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간 자신을 성폭행한 계부이자 남편을 총으로 살해한 프랑스 여성의 사연이 알려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은 사연의 주인공 발레리 바코. /사진='Petition de soutien a Valerie Bacot' 페이스북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 등은 프랑스 부르고뉴에 살고 있는 발레리 바코의 재판 소식을 전했다. 바코는 자신의 의붓아버지이자 남편이었던 다니엘 폴레트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에 앞서 바코는 지난 달 '모두 알고 있었다'(Toutle Monde Savait)는 제목의 회고록을 출간했다. 회고록에는 바코가 폴레트로부터 받아온 성적 학대 내용이 담겨 있었다.
바코는 회고록에서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우리와 함께 살기 위해 돌아온 폴레트를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았다"며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폴레트는 바코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녀들까지 성폭행 대상으로 삼았다. 그는 19세를 맞은 셋째 딸 칼린에게 접근해 침대에 함께 눕자고 말하며 신체를 쓰다듬거나, 칼린이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봤다.
결국 딸이 자신과 같은 비극을 경험할까 두려웠던 바코는 지난 3월 폴레트를 권총으로 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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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바코가 폴레트를 계획적으로 살해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바코가 회고록에 "이 일(폴레트가 자녀들을 성폭행하는 일)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쓴 내용이 치밀한 살해 계획을 뒷받침하는 증거라는 것이다.
이에 바코는 폴레트를 살해한 것은 정당방위였다고 반박에 나섰다. 바코의 변호인 측은 "이 여성은 성폭행 뿐만 아니라 사회의 무관심에 의해 파괴됐다"며 "바코의 주변 사람들은 그의 얼굴에서 읽을 수 있는 고통과 시련을 무시했다. 바코의 삶은 매우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바코의 무죄를 주장하는 이들의 지지 서명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재판은 지난 21일부터 일주일간 이어질 예정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바코의 무죄를 주장하는 이들의 지지 서명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Petition de soutien a Valerie Bacot' 페이스북
이후 같은 학대 피해자였던 아들이 2012년 9월 스스로 목숨을 끊자 소비주는 바로 그 다음 날 남편을 총으로 살해했다. 소비주는 2014년 10월 살인 혐의가 인정돼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지만 2016년 12월, 프랑수아 올랑드 당시 프랑스 대통령의 사면 명령으로 석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