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 하계 '한신청구'도 예비안전진단 통과…"살때다"vs"아니다"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1.06.24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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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 하계 '한신청구'도 예비안전진단 통과…"살때다"vs"아니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 단지들이 재건축 준비에 한창인 가운데 하계동 한신·청구아파트도 예비안전진단 통과 단지에 합류했다. 9월부터 조합원 지위 제한 강화 조치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근 공인중개업소에는 일찌감치 매수 기회를 잡으려는 매수자들이 북적이고 있다. 하지만 덜컥 샀다가 제도 시행 이후 재건축 진행이 지지부진해지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불안감도 감지된다.

하계 한신청구 예비 안전진단 통과…노원구 25개 단지 안전진단 추진 중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노원구 하계동 한신·청구아파트는 전날 예비안전진단(현지조사)에서 D등급을 받았다.



한신·청구아파트는 두 단지를 합쳐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두 아파트 모두 1988년 10월 입주해 올해로 34년차를 맞았다. 두 단지를 합친 규모는 1860가구, 9개동, 지하 1층~지상 15층이다. 지난해 12월 안전진단을 신청해 이달 17일 예비안전진단을 실시했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예비안전진단→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 순으로 진행된다. 민간 용역업체가 수행한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조건부 통과인 D등급을 받으면, 이에 대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받아야 한다.



노원구는 현재 총 25개 단지에서 안전진단 절차를 밟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 태릉우성은 안전진단 마지막 단계인 적정성 검토를 받고 있고, 상계주공6단지는 정밀안전진단 문턱을 넘어섰다.

예비안전진단을 완료한 곳은 11개 단지에 달한다. 상계주공 9·11·13·16단지와 상계보람, 하계장미, 상계미도, 한신청구 등이다. 앞서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상계주공 1·3단지와 상계한양은 정밀안전진단을 받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상계주공 2·4·7·10·12·14단지, 중계그린, 하계극동건영벽산, 월계삼호차, 월계시영, 상계벽산, 상계대림 등 12개 단지는 예비안전진단 조사를 앞두고 있다.

제도 시행 전 투자 움직임…한편에선 불안감도 감지
이처럼 노원구 아파트 단지 대부분이 재건축 준비에 한창이면서 매수 기회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정부는 오는 9월부터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시점을 '안전진단 통과 이후'로 앞당기는 방안을 시행한다는 계획인데, 그 이후부터 투자 기회를 잡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한신·청구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어제부터 송파구, 동대문구 등 외부에서 집을 많이 보러 온다"며 "안전진단 초기 단계여서 거래가 가능하고, 이 동네는 아직 가격이 저렴해 투자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달 들어서부터 주민들 사이에서는 예비안전진단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돌면서 내놨던 매물을 보류하기 시작했고 일부는 거둬들였다"며 "지금도 매물이 많지 않은데, 안전진단 단계를 밟아갈 수록 거래 가능한 물건은 더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신 전용 44㎡는 7억원까지, 청구 84㎡는 12억4000만원까지 호가를 부르고 있다. 한신 전용 44㎡ 직전 신고가는 지난 3월 6억원, 청구 84㎡는 지난해 11월 8억4500만원이었다.

한편으로는 불안감도 감지된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예비안전진단 통과 단지를 두고 "매수 적기다", "아니다"로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매수 시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조합원 지위를 안전하게 양도 받을 수 있을 때 들어가는 게 낫다는 논리다. 반대측은 안전진단은 재건축이 아직 결정도 나지 않은 초기 단계여서 섣부르게 매수했다가 나중에 제도 시행 이후 재건축이 지지부진해지면 팔고 나오기가 힘들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계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노원구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소형 평수가 많이 집주인이 실거주 하지 않고 전·월세를 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실거주 요건을 채우지 못한 물건이 많아 추후 제도 시행 이후에는 안전진단을 밟고 있는 단지들은 더 잘 보고 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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