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ETF 500종목 돌파한다...하반기 액티브 규제 완화 논의"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1.06.25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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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 ETF 8종 상장 한달]③임재준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유가증권시장본부장) 인터뷰

임재준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임재준 한국거래소 부이사장


코로나19(COVID-19)로 성장이 둔화됐던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다시 커지고 있다. 올초부터 증시 활황으로 ETF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주식형 액티브 ETF가 대거 상장되면서다.



임재준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은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올해는 ETF 시장 제2의 성장기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하반기에 ETF 시장 최초로 500종목을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ETF 종목 수는 480개(이하 5월 말 기준)다. 지난달 상장된 주식형 액티브 ETF 8종을 포함해 올해만 26종목이 신규 상장됐다. ETF 종목은 2018년 88개가 증가한 이후 2019년 37개, 2020년 18개로 둔화세를 보여왔다. 특히 주식형 액티브 ETF가 수동적 지수 추종에서 벗어나 수익률 차별화에 성공한다면 ETF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임 본부장은 "업계 조사 결과 하반기에도 60개 이상 상장 대기 수요가 있다"고 밝혔다.

자산운용사들이 주식형 액티브 ETF에 뛰어드는 이유는 최근 시장 전반이 아닌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와 같은 특정 업종 위주로 증시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실제 투자자들은 시장 대표지수보다 업종지수를 활용하는 ETF를 집중 매수했다. 국내 주식형 중 시장 대표 ETF의 순자산은 19조8707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9% 감소한 데 반해 업종섹터 ETF는 7조9172억원으로 2배 이상 불었다. 해외 주식형 역시 시장 대표 ETF는 4조169억원으로 39%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업종 섹터 ETF는 2조9738억원으로 3배 급증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국내외 업종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주식형 액티브 ETF는 여기에 더해 각 사의 운용 경쟁력까지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우리나라 현행상 액티브 ETF는 기초지수와 0.7의 상관계수를 가져야 한다. 상관계수가 0.7 미만으로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ETF가 상장폐지될 수 있다. 시장이 급락해 매니저가 빠른 현금화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싶어도 상관계수 0.7을 지켜야 한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과 업계의 논의가 필요하다.

임 부이사장은 "아직 액티브 ETF 운용 초기"라며 "오는 10월까지 최소 6개월 이상 운용을 해본 결과 상관계수 0.7이 초과수익 달성에 걸림돌이 될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트폴리오(PDF)를 매일 공개해야 하는 규정 역시 "시장 추이를 살핀 후 정부와 함께 논의할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매일 공개는 운용 전략이 노출될 수 있어 부담스럽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일반 주식형 펀드의 경우 3개월전 포트폴리오를 기준으로 투자 비중 상위 10종목을 공개하고 있다.

3배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을 도입하기에는 여건이 좋지 않다고 답했다. 올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매수 금액 상위에 3배 ETF가 이름을 올릴 정도로 고위험 고수익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큰 편이다.

올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매수 금액 4위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의 하루 상승폭을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24억8182만달러), 10위는 나스닥100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프로쉐어스 울트라프로 QQQ(11억5408만달러), 13위는 나스닥100지수를 거꾸로 3배 추종하는 프로쉐어즈 숏 QQQ(8억7113만달러)였다.

임 부이사장은 "ETF시장을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종합 자산관리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3배 상품은 아직 도입할 만한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해외 직구 수요를 어떻게 흡수할 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ETF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지키는 선에서는 적극적인 지원과 정부와의 가교 역할을 약속했다.

현재 거래소는 빠른 ETF 상장을 위해 일부 종목의 상장심사절차를 간소화(패스트트랙) 하고 있다. 임 부이사장은 "시장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운용방식 등에서 투자자 보호 여부가 어느정도 이미 검증됐다"며 "기존 상장 상품과 유사한 정형적인 ETF는 패스트트랙을 이용해 1개월 가량 단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업계 의견을 수렴해 제도 개선 등을 통해 ETF 시장이 원활히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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