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중기부 대전 사랑 ‘K-바이오 랩허브’로 보답할까

뉴스1 제공 2021.06.2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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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입지 선정 앞두고 초미 관심
허 시장 “애정 직접적으로 표현해 달라” 눈길

허태정 대전시장(왼쪽)과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1일 대전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기부 대전시 감사 행사’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는 정태희 대전상의 회장. (중기부 제공) ©뉴스1허태정 대전시장(왼쪽)과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1일 대전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기부 대전시 감사 행사’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는 정태희 대전상의 회장. (중기부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중기부가 태어난 곳은 대전입니다. 대전시민들의 애정을 잊지 않겠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대전에 대한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K-바이오 랩허브’ 입지 선정으로 표현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든 대전을 떠나 내달 세종에 새 둥지를 틀 중기부 권칠승 장관은 지난 21일 대전상공회의소에서 허태정 시장과 권중순 시의회 의장,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지역 각계 인사들을 초청해 고별(告別) 행사를 갖고 작별의 정을 나누며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권 장관은 자신의 요청으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서 “중소기업청이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2017년)되는데 대전시민들의 많은 응원이 있었고, 중기부가 태어난 곳은 대전임을 잘 알고 있다”며 “세종시로 이전하면 관계 부처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으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계의 기대에 더욱 부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허 시장은 “중기부가 세종시로 청사를 이전하는 것에 대해 대전시민 모두 매우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전시와 중기부 간 발전적 협력관계가 유지되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21일 대전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부 고별 행사에서 허태정 대전시장(왼쪽 여섯번째)과 권칠승 중기부 장관(오른쪽 다섯 번째) 등이 소나무를 기념으로 식수하고 있다. (중기부 제공) ©뉴스121일 대전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부 고별 행사에서 허태정 대전시장(왼쪽 여섯번째)과 권칠승 중기부 장관(오른쪽 다섯 번째) 등이 소나무를 기념으로 식수하고 있다. (중기부 제공) ©뉴스1
권 장관은 대전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허 시장 등과 함께 대전의 시목(市木)인 소나무 식수 이벤트도 가졌다.

그런데 이날 행사에서 눈길을 끈 것은 ‘K-바이오 랩허브’와 관련한 허태정 시장의 발언이었다. 허 시장은 권 장관에게 “사랑은 표현하는 것이라 했는데, ‘K-바이오 랩허브’ 입지를 대전으로 결정해 대전에 대한 애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해 달라”고 당당히(?) 요구했다.

공교롭게도 대전테크노파크 바이오벤처타운과 한남대 대덕밸리캠퍼스 일원에서 중기부 현장평가가 진행된 첫날, 허 시장이 내달 입지 선정을 앞두고 전국 12개 시·도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K-바이오 랩허브’의 대전 유치를 주무부처의 수장으로부터 확약받으려는 모양새가 됐다.


K-바이오 랩허브 공모사업 대전지역 현장평가가 21일 대전테크노파크 바이오벤처타운과 한남대 대덕밸리캠퍼스 일원에서 진행돼 허태정 시장이 유치 준비 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뉴스1K-바이오 랩허브 공모사업 대전지역 현장평가가 21일 대전테크노파크 바이오벤처타운과 한남대 대덕밸리캠퍼스 일원에서 진행돼 허태정 시장이 유치 준비 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뉴스1
국비 2500억 원이 투입될 K-바이오 랩허브는 치료제, 백신 등 신약 개발 창업기업에 필요한 입주공간 및 연구개발용 시설을 갖춘 바이오 창업 전문 지원기관으로, 2025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형 바이오산업 혁신성장의 교두보로서 국가대표 바이오 창업기업 육성의 기반이 될 ‘K-바이오 랩허브’는 사실 허 시장이 미국 보스턴에 자리한 바이오 스타트업 지원기관 ‘랩센트럴’(2012년 설립)을 벤치마킹해 정부에 구축을 제안한 것으로, 대전시가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쥐고 있는 국책사업이라 할 수 있다.

대전시는 지난 2019년 랩센트럴을 방문했던 허 시장이 미래 성장동력인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K-바이오 랩허브’를 정부에 건의했고, 대덕연구개발특구 기반의 R&D(연구개발) 중심 바이오 클러스터가 구축돼 있는 대전은 바이오 창업의 최적지임을 강조하고 있다.

과연 중기부가 세종시·충남도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지난 14일 중기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대전시, 그리고 중기부의 ‘탈(脫)대전’으로 허탈해 하는 대전시민들에게 어떤 선물(?)을 안겨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말 정부의 중기부 세종 이전 결정을 무기력하게 바라봐야만 했던 허 시장, ‘K-바이오 랩허브’의 대전 유치 여부는 내년 6월 민선 8기 지방선거를 통해 재선을 노리는 그의 정치적 행보에 중요한 의미를 띤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최일 기자 © 뉴스1최일 기자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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