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주, 7년만에 가격 인상에도 잠잠…"그래도 상승세 유효"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1.06.23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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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7년간 동결됐던 시멘트 가격이 다음 달 5.1% 오르지만 시멘트주의 주가는 하락세를 회복하는데 그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최근 주가 하락은 단기적이며 당분간 실적 개선이 이어져 투자 매력도가 커진다고 평가했다.

지난 17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1일부터 레미콘 원재료인 시멘트의 1t(톤)당 가격이 기존 7만5000원에서 7만8800원으로 3800원(5.1%) 인상하기로 합의됐다.



이번 시멘트 가격 상승은 2014년 이후 7년 만이다. 최근 건설경기 회복세에 시멘트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 차질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시멘트 원료인 유연탄의 가격이 상승하고,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시멘트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런 가격 상승에도 시멘트주의 주가는 부진했다. 아세아시멘트 (9,990원 ▲10 +0.10%)는 시멘트 가격 인상이 전해진 17일 오히려 전 거래일 대비 4.46% 하락했다. 22일엔 2% 올랐지만 최근 하락세를 회복하는 수준이었다. 다만 올해초 7만원대와 비교하면 52주 신고가 기준 14만8500원으로 100% 상승했는데, 이는 시멘트주들의 공통된 모습이다.



지난 1월4일 10만6000원에 불과했던 한일시멘트 (12,870원 ▲90 +0.70%)는 17만원대까지 급등하며 70% 가까운 성장세를 보여줬다. 그 밖에도 성신양회 (8,470원 ▼10 -0.12%) 75%, 고려시멘트 (1,683원 ▼16 -0.94%) 80%, 삼표시멘트 (2,895원 0.00%) 70%, 쌍용C&E (7,000원 0.00%) 25% 가량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시멘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올 초부터 반영돼 주가가 꾸준히 상승해왔고, 최근 차익을 실현하기 위핸 매물이 쏟아지며 잠시 주가가 주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재건축, 재개발 등 국내 건설 경기 회복 조짐이 이어지는만큼 시멘트주에 대한 투자는 유효하다고 봤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2개월 이동합계 기준 지난 4월 국내 건설수주 합계는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215조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라며 "6월까지 분양계획을 포함한 분양물량은 18만세대로 2015년, 2016년 부동산 호황기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늘어날 시멘트 수요를 감안하면 시멘트 가격 인상과 순환자원 처리시설 비용 절감 효과 등으로 시멘트 업체에게 긍정적"이라며 "최근 주가하락이 있었지만 올해와 내년은 전반적으로 발생한 실적 개선으로 시멘트 업체들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다시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시멘트 업계에서 제조설비를 친환경 설비로 개선하는 점도 호재로 평가된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시멘트 업체들은 이미 ESG로 사업 다각화를 하면서 수익 창출을 하고 있다는 점 역시 원자재 가격 랠리 가운데 마진률을 방어하는 중요한 투자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멘트를 생산하는 킬른에 사용되는 주 원재료인 유연탄 가격이 최근 급상승하는데도 시멘트 업체들의 매출총이익률(GPM)이 비교적 방어되는 이유는 친환경설비 덕분"이라며 "특히 쌍용C&E의 순환연료 대체율은 38%로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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