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韓 철강업계에 '악재' 하나, EU 철강 세이프가드 3년 연장

머니투데이 장덕진 기자 2021.06.2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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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연 철강 제품/사진제공=뉴스1  열연 철강 제품/사진제공=뉴스1


한국 철강산업의 유럽향 수출 규제가 연장됐다. EU 이사회가 철강 수입 물량을 제한하는세이프가드 조치의 3년 연장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한국 철강업계는 이번 연장으로 인한 영향이 크지 않다며, 고부가 철강재 생산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지난 21일 한국무역협회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 EU의 철강세이프가드가 연장 시행된다. 세이프가드는 지난 2018년 7월 시작돼 오는 30일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EU이사회가 철강 세이프가드 연장안을 승인하며 세이프가드는 3년 더 시행되게 됐다. EU이사회는 EU의 정책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EU이사회는 수일 철강 비중이 세이프가드 시행전 11% 수준에서 올해 20%로 올랐다는 점을 근거로 세이프 가드 연장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이프가드 이후 유럽향 물량 감소 추세
세이프가드는 철강재 수입물량에 제한을 두고 제한량 내에서는 무관세를 적용한다. 제한량을 초과할 경우에는 25% 관세가 부과된다. 한국은 냉연강판, 전기강판, 후판 등 11개 품목에 대해 물량제한을 받았다. 열연강판, 철근, 선재 등 15개 품목은 전체 수출국과 함께 선착순 물량 규제를 적용 받았다.

한국 철강업계의 유럽향 수출은 2018년 6월 세이프가드 시행 이후 감소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유럽 철강재 수출은 2011년 204만톤에서 2017년 450만톤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조치 이후 시점엔 2018년 463만톤, 2019년 439만톤으로 소폭감소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출 물량도 전년 대비 감소할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세이프 가드 시행이후 철강재 품목과 상관없이 수출량이 감소했다"며 "조치가 연장된 영향으로 수출량이 반등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EU의 세이프가드는 매년 쿼터를 전년 보다 3% 확대할 예정이다.

'유럽 물량 영향 크지 않아'...고부가 철강재도 있다
철강업계는 유럽 수출 규제로 인한 타격은 크지 않다는 반응이다. 유럽향 수출 물량의 비중이 타 지역 대비 큰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의 총 철강재 수출 물량은 △2018년 3044만톤 △2019년 3037만톤 △2020년 2889만톤이다. 이 시기 유럽향 수출은 총 수출 가운데 13~15%를 차지했다.

총 철강재 생산에서 차지하는 유럽 수출 물량의 비율은 이보다 낮은 5% 내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 철강재는 내수 시장 비율이 절반 이상으로 높고 유럽 수출은 물량 자체가 크지 않아 수출 규제로 인한 피해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줄어드는 물량의 영향은 철강업계의 화두인 고부가가치 철강재로 상쇄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고부가 철강 제품인 WTP(World Top Premium)를 판매하고 있다. WTP 제품은 고효율 전기강판, 고전도 스테인리스 제품 등 높은 기술을 요구하는 철강재로 일반 제품 대비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현대제철도 올해 친환경 차강판과 고강도 철근 등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주력 고부가 제품인 컬러강판과 일반 철근 대비 2배의 강도를 지닌 기가 철근 등 고수익 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 등 철강 수입국에서 규제가 시행되며 압박이 있다"며 "철강사들은 같은 물량을 팔아도 고수익을 거둘 수 있는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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