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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 실명 계좌 터줄 은행 찾기에 사활

머니투데이 왕양 기자 2021.06.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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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금법 개정안 유예기간 종료 앞두고 잰걸음

가상자산 거래소, 실명 계좌 터줄 은행 찾기에 사활




가상화폐 거래소의 사업자 신고를 의무화한 특정금융거래법(특금법) 개정안의 유예기간 만료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요건을 완벽히 갖추지 못한 거래소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지난 3월 개정된 특금법 시행령은 가상화폐 거래소로서 사업자 신고를 의무화하고, 신고를 위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은행 실명계좌 발급, 그리고 해당 거래소 임원의 금융관련 범죄가 없을 것을 요건으로 내걸었다.

현재 ISMS 인증과 실명계좌 발급을 모두 갖춘 거래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선발업체 4곳 밖에 없다. 이들은 기존 실명계좌 발급 제휴를 맺고 있는 은행들과 재계약을 논의 중이다. 업비트는 케이뱅크, 빗썸과 코인원은 NH농협은행, 코빗은 신행은행과 각각 제휴를 맺은 상태다.



사용자 규모면에서 4대 거래소에 육박하는 후발업체들은 ISMS 인증은 마쳤으나 실명계좌 발급 제휴 은행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대표적인 거래소는 고팍스, 프로비트, 한빗코, 후오비코리아 등이다.

이들 후발업체들은 선발업체 대비 뒤지지 않은 기술력과 보안역량을 바탕으로 시중 대형은행의 문을 두드린다. 더불어 신생 인터넷 전문 은행, 지방은행들을 대상으로 제휴를 타진하고 있다.

3월부터 부산은행과 가상자산 거래소 실명계좌 개설을 논의한 고팍스는 이달 초 부산은행과의 제휴가 무산됐다. 이에 고팍스는 중부권 지방은행과의 제휴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팍스는 아직 실명계좌 개설을 위한 제휴은행을 찾지 못했지만 2017년 말부터 영업을 개시한 선발 거래소인 만큼 운영 역사가 오래되고 인지도가 높은 점을 강점으로 내걸어 협상에 나서고 있다.

후발 거래소 중 톱3 권을 형성하고 있는 프로비트는 인터넷 전문은행 1곳, 지방은행 2곳, 시중 대형은행 1곳 등과 제휴 논의를 진행 중이다.

프로비트는 2019년 초부터 운영을 시작한 후발주자로 다른 거래소 대비 업력이 짧은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서울대 공대 출신 창업자들의 기술력과 지금까지 한 건의 금융 및 보안 사고도 발생하지 않는 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후오비 코리아는 세계 10대 거래소 후오비의 한국법인으로 2018년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후오비에 상장된 암호화폐를 한국에 소개하면서 이에 관심 많은 중국통 투자자들로부터 각광을 받았다. 이 점을 내세워 후오비 코리아 역시 지방은행 2~3곳을 대상으로 제휴처를 물색 중이다.

한국블록체인협회 가상자산 거래소 분과위원장을 대표로 두고 있는 한빗코도 인터넷 전문은행 1곳, 지방은행 1곳과 제휴를 활발히 모색하고 있다. 다만 한빗코는 다른 거래소에 비해 이용자수, 웹트래픽이 적다는 점에서 열세를 보인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특히 가상자산간 교환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어 원화거래를 제외한 범위에서만 ISMS 인증을 받은 상태다. 따라서 실명계좌 제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가상자산매매 서비스 영역에 대해서도 ISMS 추가 인증이 필요한 상태로 알려졌다.


한편 개정 특금법 시행령이 ISMS인증, 실명계좌 개설 가능 조건 외에 임원의 금융관련 범죄사실이 없을 것을 요구함에 따라 과거 관련 문제로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일부 거래소는 물의를 빚은 실소유주 대신 전문 경영인을 앉혀 이미지 개선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대주주의 살해 협박 및 폭행으로 물의를 빚은 C 거래소는 얼마전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특금법 시행령의 취지가 가상자산 거래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여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인 만큼, 기술력, 업력 이상으로 창업자 그룹과 경영진의 평판이 아주 중요하다"며 "제휴를 검토하는 은행들이 이를 잘 걸러야 건전한 생태계가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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