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40억원 비트코인 '빚투'…3년치 순익 날린 美기업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1.06.2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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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큰손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추가 매수 뒤 급락, 보유 규모 3조원 넘어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CEO) /사진=AFP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미국 소프트웨어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잇단 비트코인 베팅이 막대한 손실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최근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요동치면서 비트코인 값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탓이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을 평균 3만7617달러(약 4262만원)에 1만3005개 추가 매수했다고 밝혔다. 약 4억8900만달러(약 5540억원)어치다. 자금은 최근 발행한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를 통해 마련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4일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서 4억8800만달러(약 5500억원)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고 밝혔으며, 이에 앞서 채권 발행으로 비트코인 투자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중국발 악재에 21일 급락세를 이어가며 장중 3만1000달러선까지 미끄러졌다. 최근 중국 당국의 가상자산 단속 강화로 중국 내 채굴업체 90%는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민은행은 시중 은행과 알리페이 등 결제 회사들에 비트코인 관련 서비스 중단을 지시했다는 소식도 뒤따랐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시간 22일 오전 10시3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7.9%가량 떨어진 3만2480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 추가 매수에 따른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장부상 손실은 면서 21일 장중 저점인 3만1735달러를 기준으로 7700만달러(872억원)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이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거둔 순익인 6760만달러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3년치 순익을 날려먹은 셈이다.



게다가 이번 손실은 앞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발표한 비트코인 가치 상각에 따른 장부상 손실인 5억달러에 추가된 것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평균 매입가는 2만6080달러로 현재 가격보다는 낮지만 비트코인이 올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만큼 올해 산 비트코인 대부분은 손실 처리가 불가피하다. 현재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을 총 10만5085개 보유 중이다. 33억달러(3조7375억원)가 넘는 규모다. 비교하자면 나스닥 상장사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시가총액은 약 57억달러다.

비트코인 급락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에도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간밤 이 회사 주가는 9.7% 급락한 583.67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2월 고점 대비로는 반토막이 났다.

이런 상황은 대표적인 비트코인 옹호론자인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CEO)에 뼈아픈 반전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그는 지난 4월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100조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당시는 비트코인 시총이 1조달러를 소폭 웃돌던 때였으며, 현재는 6000억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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