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고수의 후회 "만약 오늘 다시 시작한다면..."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2021.06.20 07:00
글자크기

[행동재무학]<357>주식투자 실수와 후회를 줄이는 3가지 교훈

편집자주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들 합니다.

주식고수의 후회 "만약 오늘 다시 시작한다면..."


살다 보면 실수하고 후회하는 일들이 너무도 많이 생긴다. 그럴 때마다 '그 시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제대로 잘 할 수 있을 텐데'라고 생각한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잘못된 투자 결정을 내리고 큰 손실을 본 후 '만약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데'라고 뒤늦게 후회하는 일들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그런데 이처럼 후회하는 사람들에게 '다시 시작하는' 기회를 준다면 결과가 달라질까? 똑같은 실수와 후회를 반복하지 않을까?



예컨대 작년 3월 주가 폭락 후 극적으로 반등해 폭등세를 이어가는 주식시장을 보면서 일생일대의 투자 기회를 놓쳤다고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타임머신을 타고 작년 3월로 돌아가는 천금 같은 기회를 준다면 과연 똑같은 실수를 안 하고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까?

미국 월가에서 전업투자자로 성공한 중국 출신의 투자 고수 천장팅(陳江挺)은 그의 베스트셀러 '주식투자의 지혜'(2021년 에프엔미디어, 김재현 양성희 옮김)에서 사반세기 동안 쌓은 수많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실수를 줄이고 후회를 안 하도록 만드는 세 가지 투자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자신도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했을 때 크게 손실을 봤다며 세 가지 교훈을 완전히 순응하는 데까지 정말 긴 시간이 걸렸다고 고백했다. 단숨에 터득한 게 아니라 실수를 거듭하며 오랜 시간 점진적인 과정을 거치며 체득한 것이라 주식투자를 해 본 사람이라면 쉽게 공감이 가는 교훈들이다.

저자가 사반세기 동안 주식투자 한 가지만을 해오면서 터득한 교훈은 모두 인간의 심리 상태와 관련된 것으로, 주식투자로 빨리 돈을 벌고 싶은 데다가 자신감까지 가득 차 있는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재난이 닥쳐올 것이기에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2020년은 반백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폭등 장세를 기록했다. 한국 증시 역사상 2020년만큼 극적인 반등을 그리며 폭등한 때는 없었다. 코스닥은 전 세계 모든 주식시장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는 꿈의 3000포인트를 돌파했고 코스닥은 1000포인트를 넘어 다시 천스닥 시대가 됐다. 코스피 지수는 18일 3267.93으로 마감해 2020년 3월 저점으로부터 124% 올랐고 코스닥은 1015.88로 마감해 137% 상승했다. 정확히 1년 3개월 만에 2.2~2.4배가 올랐다.

투자 고수 천장팅은 폭등장세를 놓치고 후회하는 사람에게 타임머신을 타고 '작년 3월로 다시 돌아가는' 기회를 주어도 세 가지 심리적 오류를 피하지 않는다면, 똑같은 실수와 후회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오늘 다시 시작하는' 기회를 준다 해도 조급한 마인드를 극복하지 못하고 게임 상대방의 심리를 읽지 않고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면 결과는 하나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투자 고수 천장팅(陳江挺)이 터득한 실수와 후회를 줄이는 세 가지 투자 교훈

첫째, 빨리 돈을 벌려는 심리를 극복하라.

주식투자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을 갖게 만드는 치명적인 업종이다. 뉴스와 인터넷을 보면 순식간에 큰돈을 벌었다는 스토리가 많이 소개된다. 사실 우리도 짧은 시간에 대박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주식시장에서 큰돈을 벌 기회와 큰돈을 잃을 기회는 같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는 간단하게 키보드 몇 번 누르면 전 재산을 걸 수 있다. 너무나 유혹적인데 반드시 이런 욕망을 통제해야 한다. 이 관문을 넘지 못하면 도박꾼에 불과하며 도박꾼의 결말은 대개 좋지 않다.

빨리 돈을 벌고자 하는 심리를 극복하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한데 빨리 극복할수록 좋다. 저자도 주식투자로 크게 손실을 봤을 때 이런저런 변명을 찾으려 했지만 원인은 항상 돈을 빨리 벌고자 하는 조급한 마음이었다.

둘째, 게임하는 심리로 주가를 보라.

주식투자를 막 시작했을 때 저자 역시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기본적 분석으로 주식을 연구해서 어떤 주식이 매수할 가치가 있는지 판단했다. 문제는 기본적 분석은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알려주지 않으며, 많은 경우 싼 주식은 대개 주가가 내려간다는 것이다. 주가는 기본적 분석의 결과에 따라서 움직이지 않는다. 이론과 숫자에 뛰어난 재무학 교수들이 실제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지 못하지 않았던가.

주식투자는 과학이 아니다. 주식의 움직임은 물리학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 우리가 확실히 아는 것은 주식을 사는 사람이 많으면 주가가 올라가고 주식을 파는 사람이 많으면 주가는 내려간다는 사실이다.

기본적 분석으로 숫자를 얻은 다음 기술적 분석을 활용하면 주식투자에 임하는 심리 상태가 달라진다. 단지 기계적으로 숫자만 참고하는 게 아니라 시장에서 거래 상대방의 심리를 추측하려고 시도해야 한다. 이런 심리 상태는 빨리 가질수록 좋다. 매번 내가 사는 주식은 다른 사람이 나에게 판 주식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주식투자는 거래 상대방이 존재하는 게임이다.

셋째, 나 자신을 버리고 주가를 믿어라.

젊었을 때 저자는 자신의 두 손으로 세계를 바꿀 수 있으리라 꿈꿨다. 나이가 어느 정도 들고 나서야 자신이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 깨달았다. 아무것도 바꿀 수가 없었다.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할 때도 기본적 분석, 기술적 분석 등 이것저것 연구하며 자신의 분석으로 내일의 주가를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시장과 주가는 내 생각에 조금도 귀 기울이지 않았다.

주식투자를 좋아하는 사람은 대체로 개성이 강하고 머리도 좋아서 자신의 안목과 판단에 대한 믿음으로 가득 차 있다. 주식시장에선 자신감 때문에 문제에 부딪히곤 한다. 주가 움직임이 당신의 예측과 다르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자신을 믿을 것인가, 아니면 주가를 믿을 것인가? 자신을 믿는 것에서 주가를 믿는 것으로 바뀌는 과정은 간단치 않다. 그러나 이 관문은 반드시 넘어야 한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