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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왜 못 따라잡나…삼성전자가 부족한 3가지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오문영 기자 2021.06.1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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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기로에 선 삼성 반도체(下)

편집자주 세계 1위 삼성 반도체가 기로에 섰다. 메모리 분야의 초격차를 유지하면서 파운드리 부문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풀어야 한다. 세계 파운드리 1위 TSMC는 삼성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고 중국에 맞선 미국의 반도체 굴기로 지정학적인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총수 부재까지. '엎친 데 덮친' 삼성의 고민을 짚어본다.
삼성 초격차, 파운드리에서 안 통하는 이유
TSMC 왜 못 따라잡나…삼성전자가 부족한 3가지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내세운 지 2년 2개월이 지나가지만 세계 1위 파운드리업체 대만 TSMC의 벽을 넘기가 여전히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TSMC가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의 삼성전자처럼 초격차 전략에 속도를 내면서 시장점유율을 40%대에서 50%대로 끌어올린 반면, 삼성전자는 10% 후반대 점유율에서 제자리걸음을 하면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숙제로 투자, 노하우, 신뢰의 3박자를 꼽는다. 거꾸로 말하면 TSMC가 이 3가지에서 모두 삼성전자를 크게 앞선다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에서 쌓은 초격차 기술력이 파운드리 부문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

투자 규모에서 TSMC는 매년 삼성전자를 3배가량 앞선다. 반도체 부문의 전체 투자 규모는 삼성전자가 더 많지만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부문에 투자할 수 있는 몫이 작기 때문이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초격차를 유지하면서 TSMC와의 격차를 줄여야 하는 삼성전자가 감당해야 하는 짐이다.



투자 규모의 차이는 노하우 격차로 나타나고 있다. 공정 기술에서 TSMC는 올 들어 5나노미터 제품 양산에 들어갔다. 2022년 양산을 목표로 3나노미터 시설을 대만에 건설하고 있고 현존하는 기술력의 극한으로 평가되는 2나노미터 공정도 2024년 양산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도 올해 5나노미터 공정 양산 성공을 발표했지만 시장의 평가가 호의적이지 않다. 수율(전체 생산에서 제품 출하가 가능한 고품질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떨어져 양산 성공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애플이나 퀄컴 같은 고객사에서 주문한 제품을 제때에 제대로 공급하는 것이 생명이다. 양산능력이 완벽하게 검증되지 않은 삼성 파운드리에 주문을 넣을 업체가 없는 상태다.

고객사와의 신뢰에서도 삼성 파운드리는 태생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스마트폰용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등의 설계·판매를 담당하는 시스템LSI사업부가 한지붕 아래 있다. 반도체 설계도를 넘겨야 하는 고객사 입장에서는 정보 유출 등을 우려하느니 파운드리를 전업하는 TSMC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분사설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파운드리 부문을 떼낼 경우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벌어들인 돈을 파운드리에 투자할 수 없게 된다. 파운드리 부문이 자체 역량을 어느 정도 갖출 때까지는 요원한 선택지인 셈이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팹리스, 파운드리, 후공정(패키징) 등 각 분야의 국내 업체를 키워 윈윈하는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도 2~3년 전부터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을 깨닫고 전후방 업체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심재현 기자



"반도체 전쟁인데 구심점이 없다"…모래주머니 차고 달리는 삼성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1942년 1월9일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故人)은 부친인 이병철 삼성창업주 별세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라 삼성그룹을 이끌었다.   사진은 1980년 고(故) 이병철 선대 회장(왼쪽)과 함께 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사진=뉴스1(삼성전자 제공)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1942년 1월9일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故人)은 부친인 이병철 삼성창업주 별세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라 삼성그룹을 이끌었다. 사진은 1980년 고(故) 이병철 선대 회장(왼쪽)과 함께 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사진=뉴스1(삼성전자 제공)
"양발에 모래주머니를 찼다."

반도체 시장 격변기를 맞이한 삼성의 상황에 대해 한 재계 인사는 이같이 비유했다. 발빠른 판단과 과감한 투자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 총수가 부재하고 경쟁 업체와 비교해 제한적인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구심점 없다" 총수 부재에 커지는 내부 우려

지난 7일 고(故)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28주년을 맞이한 삼성의 모습은 총수의 부재를 실감케했다. 신경영 선언일은 그간의 실적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도약을 약속하는 역할을 해온 행사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들은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총수의 역할을 대신할 사람이 없었다.

미중 갈등으로 반도체 시장의 지각변동이 한창인 지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론이 재계의 최대 화두로 급부상한 이유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에는 내로라하는 전문경영인들이 모여있지만 총수의 역할은 따로 있다. 특히 '타이밍 산업'이라 불릴만큼 급변하는 반도체 산업에선 오너가 최종 의사결정을 직접 하지 않으면 단시간 내에 결단이 나오기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삼성이 짧은 기간에 한국을 반도체 강국 반열에 올린 데에는 3대를 이어온 오너십과 선구안이 있었다. 이병철 선대회장은 1983년 주위의 냉소적인 반응에도 반도체 산업 진출을 선언했다. 반도체 가격 폭락으로 손실이 이어졌던 1987년에는 이건희 회장이 그룹 내 중역들의 사업 포기 제안으로부터 반도체 사업을 지켰고 이 부회장은 2015년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15조원을 들여 평택에 반도체공장을 신설하는 결단을 내렸다.

한 재계 관계자는 "미래를 내다본 투자는 당장에 거둘 수 있는 수익을 일부 포기한다는 의미"라며 "단기 실적에 따라 평가를 받는 특성상 전문경영인이 인수합병(M&A)이나 반도체 공장 증설과 같은 대규모 투자나 사업 구조 재편을 책임지고 이끌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삼성 내부의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을 총괄하는 김기남 부회장은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반도체는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K반도체 전략 꺼내들었지만…미국도 "제한적" 평가

TSMC 왜 못 따라잡나…삼성전자가 부족한 3가지
경쟁국 대비 낮은 정부의 지원 수준도 삼성의 발목을 잡는 대목이다.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을 계기로 전 세계 각국은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파격 혜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K-반도체 전략'을 발표했다. 인력 양성 방안이나 용수 지원 등 반도체 기업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대책들이 다수 담겼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직접적인 지원은 경쟁국과 비교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제지원은 대기업을 기준으로 기존 20~30%에 머물렀던 연구·개발(R&D) 세액공제를 최대 40%, 설비투자를 3%에서 6%로 높이는 방안이 포함됐다. 앞서 이뤄진 업계의 제안(R&D 및 설비투자에 대해 50% 감면)과 비교해 아쉬움이 남는 개선 폭이다. 1조원 규모의 직접 금융 지원 규모 역시 미국 행정부가 마련한 반도체 연구개발 지원책(56조5000억원)이나 유럽연합(EU)의 68조2000억원 투자 결정에 비해 부족하다.


최근 미국 행정부는 핵심품목의 자국 생산 역량을 높이는 계획을 담은 '100일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 수준을 제한적이라 평가했다. 미국은 보고서에 "한국 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삼성과 SK를 중심으로 지원책을 펴고 있다"면서도 "지원 수준은 두 기업 매출의 1% 미만을 차지한다"고 적었다.

오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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