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웅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이사장
한편 우리나라에서 1년에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량이 약 570만톤(1인당 하루 300g)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이 수치는 프랑스 160g, 스웨덴 86g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런 현실에서 식량안보, 식량위기 등을 운운하는 것이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혹자는 말할 수도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농업에도 혁신의 바람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일명 기후테크기업, 즉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술로 사업을 하는 청년 스타트업들이 그 주인공이다. 대표적인 진출분야로는 스마트팜, 축산헬스케어, 푸드테크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전통적인 농업기술에 정보통신기술(ICT), 생명공학기술(B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융합해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후변화로 인해 노지작물 재배의 한계와 환경오염을 극복하기 위한 스마트팜 분야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대표적 스타트업으로 그린랩스, 엔씽 등이 있다. 이외에도 축산헬스케어 스타트업인 한국축산데이터, 배양육 스타트업인 다나그린과 씨위드, 대체육 스타트업인 지구인컴퍼니 등이 각 분야 대표적 선두주자로 성장해 가고 있다.
미국의 생태경제학자인 레스터 브라운은 세계 식량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 중 하나로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6년 수준의 80%까지 감소시켜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스마트팜 기술, 배양육 기술 등이 농업과 축산분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에 일정부분 기여할 기술임에는 분명하다.
이제 우리는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면서 식량 생산량을 증가시키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새로운 혁신기술과 제품이 필요하다. 더불어 기술과 제품을 만들어 낼 스타트업의 육성도, 이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조성과 지원도 필요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2015년부터 농식품 분야 혁신 기술창업기업을 중점 육성해 왔다. 올해부터는 그린바이오 벤처육성기업 특화 지원도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스타트업 육성 예산 1조5000억원에 비해 농업분야 스타트업 육성에 배정된 예산은 200억원(1.3%) 수준으로 아직은 지원환경이 너무 열악한 실정하다. 앞으로 농식품 벤처기업의 조기 육성 정책에 우선순위를 둬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