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 고로 주상에서 한 직원이 1500도에 달하는 뜨거운 열기를 이겨내며 쇳물 출선작업(철광석과 석탄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쇳물은 제강, 압연 등의 공정을 거쳐 자동차용 강판, 조선 및 건설용 후판으로 생산돼 대한민국 산업의 기초가 된다.
포스코가 컨센서스를 달성하면 2011년 2분기 영업이익인 1조7460억원 이후 10년 내 최대 영업이익을 내는 것이다. 특히 미래에셋, 키움증권, 현대차증권 등은 포스코가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철강 최대 호황이었던 2008년 3분기 영업이익인 1조9830억원을 넘어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하게 된다. 현대제철도 컨센서스대로라면 2015년 2분기 이후 6년만에 영업이익 4000억원대를 기록하게 된다.
이는 높은 철강 수요로 인한 글로벌 가격 인상 추세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산으로 전 세계 경기가 살아나면서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전방산업의 철강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저가 중국산 철강재와 일본산 철강재가 대거 유입됐던 것과 달리 올해는 국내 철강재 가격보다 국제 가격이 높아 수입량도 줄어들 정도다. 포스코의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2분기 코로나19 여파로 77%까지 떨어졌지만, 올해는 '풀가동'을 해도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찍었지만, 수요가 넘치다보니 철강재 가격 인상폭이 더 컸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원자재 가격이 실시간 반영되는 국내 유통향 후판 가격도 많이 올랐다. 지난해 12월 톤당 65~70만원이던 후판 유통가격은 지난달 120만원 안팎까지 2배 가까이 올랐다. 후판 가격이 톤당 100만원을 넘은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철근 유통가격은 올 초 70만원대에서 지난달 90만원대를 돌파한 데 이어 최근 135만원까지 올랐다. 열연강판도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인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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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동결되거나 인하됐던 조선 후판과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도 철강업계의 승리로 끝났다. 올 상반기 조선 후판 가격 협상은 톤당 10만원 안팎 수준에서 올리는 것으로 합의됐다. 현대차·기아와 자동차용 강판 가격도 4년만에 톤당 5만원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자동차 강판 인상분은 지난 4월 공급물량부터 소급 적용된다.
자동차, 조선, 건설 등 대형 실수요기업 대상 직거래가 70% 전후를 차지하는 철강업계 특성상 수익성이 크게 증대될 수밖에 없다. 특히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자동차 강판이 전체 생산량의 25~30%를 차지한다. 현대제철은 생산하는 자동차 강판의 대부분을 현대차·기아에 납품하고 포스코는 10% 내외를 납품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인상 합의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봉형강도 국내 건설용 수요가 많은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축용 수요와 SOC(사회기반시설)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며 "특히 철근 같은 경우 대부분 내수용인데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넘쳐 풀가동하니까 원가가 떨어져 고정비 감소 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수익성이 많이 개선되고 제품 인상분이 적용돼 영업이익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