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출판계에 따르면, 서울문고는 최종 기한인 지난 15일 어음 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지난 16일 최종 부도상태가 됐다. 어음 대금 규모는 1억6000만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문고는 1988년 300평 규모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으로 시작했다. 한때 전국에 13곳이 넘었지만 점포는 최근 8곳으로 줄어들었다. 그 과정에서 2018년 영풍문고와 합병을 시도했지만 무산됐고, 지난해부터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다.
서울문고는 출판 업계의 불황이 커지면서 자금난을 겪어왔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14억6164만원 수준이었던 영업이익은 2019년 6억8651만원으로 반토막 났다. 코로나19(COVID-19) 영향으로 온라인 서점 점유율이 커지는 가운데 오프라인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왔던 서울문고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번 부도로 인한 피해는 출판사당 최소 몇십만원에서 최대 2000만~3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출판사들은 대금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거래를 중단했지만, 매출이 아쉬운 1인 및 소형 출판사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거래를 이어왔던 상황이다.
출판업계의 한 관계자는 "멀쩡하던 회사가 갑자기 부도가 난 게 아니라, 지난 5년간 부도 위기를 계속 겪었다"며 "출판사들은 채권 회수 분량을 일반적으로 많이 늘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 비중과 거래 비중을 줄여와서 비교적 손실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대금 규모가 1억원대로 적은 액수라 서울문고의 회생 의지가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출판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당장 돈을 갚더라도 비슷한 일이 반복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자금난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한 선택으로 보인다. 당장 인수하겠다는 회사가 있을 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과 한국출판인회의, 한국출판영업인회의 등은 이날 오후 4시쯤 서울문고 측과 만나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향후 대책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국출판인회의 관계자는 "출판사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현황 파악 및 향후 방향과 재고 처리 등 여러 방안을 협의하고, 채권단 구성 등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