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2위 경쟁 격화···지키려는 '삼성', 뺏으려는 '현대'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1.06.1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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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2위 경쟁 격화···지키려는 '삼성', 뺏으려는 '현대'


카드업계의 2위 경쟁이 격화 되고 있다. 전업카드사 만년 4위 현대카드가 지난해 말부터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상업자표시신용카드) 대중화를 이끈 것이 계기가 돼 업계 점유율(MS·Market Share) 격차를 대폭 줄였다. 2위 삼성카드를 위협 중이다. 이에 질세라 삼성카드도 공격적인 영업 방식을 내세워 수성에 나서는 모습이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개인·법인카드 신용판매(신판) 취급액 기준(구매전용카드실적 제외) 현대카드의 점유율은 17.33%로 같은해 3분기 16.31%와 비교해 1%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카드사 점유율은 그동안 큰 변동 없이 고착화 되는 양상을 보여왔다. 이런 가운데 1분기 만에 1%포인트 넘게 점유율이 개선된 건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현대카드의 점유율 급등 시기는 PLCC 의 대중화와 맞물린다. 현대카드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카드사들 대부분이 부가서비스 혜택을 줄여가고 있는 상황에서 스타벅스·대한항공·배달의민족 등 각 분야 '리딩 컴퍼니'의 서비스 혜택을 집중한 PLCC를 출시해 고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현대카드는 올해에도 '쏘카PLCC'를 출시하고, 네이버와의 PLCC 계약 체결을 공개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카드업계는 이같은 PLCC 인기를 점유율 급등의 주요인으로 꼽는다.



여기에다 최근 계열사인 자동차 금융 업계 1위 현대캐피탈이 할부금융 상품 금리를 0.7%포인트 전격 인하한 것은 점유율을 더 끌어 올릴 호재다. 자동차 할부 금융 금리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현대카드 신용카드로 선수금을 결제해야 한다. 신판 실적을 추가로 올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점유율 상승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

현대카드의 약진에 대응하는 점유율 2위 삼성카드의 수성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김대환 대표이사 취임 이후 공격적인 행보로 도전자들이 던져오는 '잽'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와 올해 초까지는 법인 대상 영업에 공을 들였다면 최근에는 경쟁사들이 따라오기 힘든 자동차 할부금융 영업을 통해 점유율 방어를 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 4월부터 업계 최저수준의 자동차 할부금융 금리를 책정했다. 가령 현대차의 그랜저 신형을 구매할 때 선수금을 30% 결제하고 온라인으로 60개월 할부로 사면 금리는 연 2.5%만 내면 되도록 했다.


대부분의 카드사들 금리는 3%대다. 이마저도 카드사들의 자동차할부 금융 경쟁이 격화되면서 4~5%대에서 낮아진 것이다. 그만큼 삼성카드의 금리가 파격적인 셈이다.

자동차 할부금융 1위 현대캐피탈이 할부금융 금리를 내린 이유도 특히 삼성카드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카드의 공격적인 자동차금융 영업이 카드 상품과 연계돼 상반기 신판 매출을 대폭 증가시켰을 것으로 관측한다. 삼성카드는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이같은 영업전략을 계속 펼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금융과 관련한 디지털 프로세스 채널을 활성화해 수수료를 줄이면서 자동차 금융 부문을 보다 더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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