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국내 시장에 'XM3'를 2000만원대에 출시한다고 했을 때 소비자들은 소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시장을 제패할 제품이 나온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고급 외제차에서나 볼 수 있던 '쿠페형 SUV'가 말도 안되는 가성비로 출시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XM3는 르노삼성의 '스테디셀러'가 됐다. 지난해 3월 출시 당월부터 3218대 판매되며 르노삼성차 가솔린 모델 중 판매 1위를 차지했다. 4개월 연속 월 5000대 이상, 4개월 누적 총 2만2252대가 팔렸다.
르노삼성 XM3 1.6 가솔린 모델 전면부 /사진=이강준 기자
'2030의 첫차=소형 SUV'라는 공식이 깨지기 시작하면서 XM3엔 위기가 찾아왔다. 현대차·기아가 아반떼, K5 등 '젊은 디자인'을 앞세워 2030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시작한 것. 소형 SUV 시장이 전반적으로 축소되기 시작하면서 XM3의 올해 1~5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1.5%나 감소했다.
안 그래도 예쁜 XM3 더 예뻐졌네..복잡하던 소프트웨어도 전부 개선
XM3 '소닉 레드' 색상/사진제공=르노삼성자동차
색상이 추가된 것 외에는 외관상 큰 변화를 느끼긴 어려웠다. 연식변경 모델이라면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나 풀체인지(완전변경)급 변화를 주기도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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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XM3 키보드 입력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기존 XM3에서는 키보드로 한글을 입력하다가 영어로 바꾸려면, 점선 버튼을 누르고 영어 쿼티 키보드를 선택한 뒤 다시 뒤로가기 버튼을 누르는 세 단계를 거쳐야 했다. 게다가 XM3 내비게이션의 연산 속도가 빠르지 않아 'T맵'을 내장했어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웠다. 이번 연식 변경 모델에서는 지구본 모양을 누르기만하면 한/영이 한 번에 바뀌도록 개선됐다.
국내서 이만한 가성비 찾기 힘들다…2030 사회초년생 '첫 차'로 딱
르노삼성 XM3 통풍 시트 작동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이외에도 XM3만의 '가성비'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전부 유지됐다. 버튼 한 번으로 창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파워윈도우가 XM3 전 좌석에 탑재됐다. 국내 소형 SUV 사례로는 XM3가 유일하다. 벤츠 다임러와 공동 개발한 TCe 260(1.3 터보) 엔진도 유지됐다. 벤츠 GLB, CLA 등도 이 엔진을 사용한다.
사용성은 1년만에 대폭 좋아졌지만 여전히 자동차 자체는 소비자에게 '불친절'했다. 느린 터치스크린 속도는 이전 모델보다 개선됐다지만 답답했다. T맵에서 한/영 키를 번갈아쓰다가 한 번 오타라도 발생하면 렉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주소를 다시 입력하는 게 빠를 정도였다.
르노삼성 XM3 측면부 /사진=이강준 기자
종합적으로 이제 막 사회 생활을 시작한 2030 사회초년생에게 XM3는 공간, 디자인, 가성비를 모두 잡은 최고의 대안 중 하나다. 차에 대해 잘 모르면서도 계좌 잔고도 넉넉하지 않은데 차가 꼭 필요한 2030이라면 충분히 고려해볼 가치가 있는 차다.
XM3 2022년형의 가격은 1.6 GTe △SE 트림 1787만 원 △LE 트림 2013만 원 △RE 트림 2219만 원. TCe 260 △RE 트림 2396만 원 △RE Signature 트림 2641만 원(개소세 3.5%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