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로 가는 배, 우리나라도 만든다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2021.06.17 11:35
글자크기
세계 최초의 메탄올 연료선박 린단거호. /사진=뉴시스세계 최초의 메탄올 연료선박 린단거호. /사진=뉴시스


벙커씨유, LNG(액화천연가스)를 넘어 최고 수준의 친환경 연료로 평가받는 메틸·에틸 알코올을 사용하는 선박이 조만간 한국서도 나올 전망이다. 정부는 알코올연료 추진선박의 개발에 앞서 검사기준을 마련했다.



해양수산부는 친환경 메틸 알코올(메탄올) 연료 추진선박의 검사기준을 새롭게 반영한 한국선급의 '저인화점 연료 선박규칙' 개정안을 최종 승인한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조만간 우리나라 국적의 메탄올 연료 추진선박을 만날 수 있게 된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연료유에 비해 황산화물(SOx)은 99%, 질소산화물(NOx)은 80%, 온실가스는 최대 25%까지 줄일 수 있어서 LNG를 잇는 친환경 선박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메탄올은 생산단가가 높고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많아 선박용 연료로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최근 주 원료인 천연가스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생산단가가 낮아지고, 질소산화물(NOx)을 절감하는 연료분사기술이 개발 및 고도화되면서 차세대 선박용 연료로 떠오르게 됐다.

높은 압력과 극저온이 요구되는 LNG와 달리 메탄올은 상온 및 일반적인 대기압에서도 저장·이송이 쉽다. 연료 공급(벙커링)도 항만의 기존 연료설비를 간단히 개조해 활용할 수 있어 초기 인프라를 구축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 또 해양에 배출됐을 때에도 물에 빠르게 녹고 생분해돼 해양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은현재 전세계에서 20척 이상의 메탄올 연료 추진선박이 운항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지난 2016년 외국적 선박의 메탄올 연료 추진선박 2척을 건조한 바 있다. 현재는 국적선박 1척과 외국적선박 7척을 건조중이다.


한편 에틸 알코올(에탄올)은 메탄올과 매우 유사한 물리적 특성을 갖고 있어 선박용 연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사탕수수, 사탕옥수수 등을 원료로 사용해 생산단가가 상당히 높고 원료 공급이 불안정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에탄올 연료 추진선박 건조수요는 없다.

다만 국제해사기구(IMO)는 향후 수요까지 대비해 지난해 12월 '메탄올·에탄올 연료 추진선박 임시 안전지침'을 마련했다. 우리나라도 이 지침을 반영해 이번에 저인화점 연료 선박규칙 개정안을 승인했다.

이번에 승인된 선박검사규칙은 메탄올과 에탄올의 특성으로 인한 폭발·화재, 인체 유해성 및 구조강도 등에 대해 안전성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메탄올과 에탄올은 극저온 저장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 탱커선과 유사한 설계 및 배치가 가능하고 액체연료 요건을 적용할 수 있다.

다만 인체에 유해한 독성이 있어 가스 배출을 차단하는 밀폐공간에 연료장치를 설치해야 하고, 부식성 때문에 저장탱크나 연료수송관은 스테인레스강 등 부식에 강한 재료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최종욱 해수부 해사산업기술과장은 "전세계적으로 해양환경 규제가 점차 강화됨에 따라 친환경 선박의 건조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정부도 메탄올 연료 추진선박을 비롯한 다양한 친환경 선박이 개발·보급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방안을 시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이 외에 연구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 추진선박과 암모니아 연료 추진선박의 검사기준도 단계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