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고무 가격예측' AI 스타트업이 대기업 과제 푼다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1.06.17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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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대기업이 문제를 제시하고 스타트업이 해결하는 공모전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 제2탄의 12개 과제가 공개됐다.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은 '대기업 등이 풀지 못한 과제를 스타트업이 해결사로 나선다'는 의미를 담은 정책이다.

이번 2탄은 대기업·선배벤처·공공기관이 제시한 과제를 스타트업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해결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수행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 2탄, 인공지능 챔피언십'을 진행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인공지능 챔피언십에는 대기업·선배벤처·공공기관 총 12개 사가 과제 출제에 참여해 5개 분야 12개 과제를 도출했다.

분야별 참여사는 △제조 분야=LG 인공지능(AI) 연구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의료 분야=계명대 동산병원 △영상·이미지 분야=이투스교육, 대교, MBN-KDX한국데이터거래소 △소비·생활분야=CJ CGV, 이랜드벤처스, 맘편한세상 △공공 서비스 분야=한국수자원공사(K-water), 한국전력공사, 한국남부발전이다.



인공지능 활용 불량 여부 판정·원재료 가격 예측
제조 분야 과제는 2개가 도출됐다. LG AI 연구원은 '소음 검사 공정 데이터를 활용해 부품의 불량 여부를 판정하는 인공지능'을 과제로 제시했다. 자체 부품의 소음과 진동 검사 이력 5만개를 스타트업에 제공한다. 주어진 자료를 별도의 전처리 없이 그대로 활용해 불량 여부를 판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도전적인 과제가 될 것이라고 중기부 측은 설명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천연고무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찾고 가격을 예측하는 인공지능'을 과제로 내놨다. 타이어의 주요 원자재인 천연고무(TSR20)의 가격을 예측해 비용을 절감하려는 것이 과제의 주요 목표다. 회사의 최근 구매실적 데이터와 싱가포르상품거래소(SICOM) TSR20 선물 지표(Index) 등의 자료를 공유한다.

의료 분야 과제는 1개가 제시됐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은 '족저압 분석과 체중부하 방사선 사진을 이용한 평발진단 인공지능'을 과제로 도출했다. 병원이 보유한 족저압과 체중부하 방사선 검사 영상·이미지 2만여 건을 함께 제공한다. 이번 공모전에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평발을 판정하는 인공지능 개발을 목표로 한다.


영상·이미지 속 필요한 부분만 쏙쏙
영상·이미지 분야 과제는 이투스와 대교 등에서 내놨다. 교육 플랫폼 기업인 이투스가 제시한 과제는 '동영상 강의를 내용별로 분절하는 인공지능'이다. 이를 위해 수학 강의 동영상 157시간 분량을 데이터로 공유한다. 현재는 강의 영상을 강사의 설명 내용에 따라 개념, 문제풀이, 리뷰 등으로 분절하는 작업을 직원이 직접 진행하는데 해결방안이 도출되는 경우 업무의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학습지와 참고서를 출판하고 방문 교육 서비스를 운영하는 대교는 '학습지에 수록된 문항을 디지털로 변환하고 속성별로 분류하는 인공지능'을 과제로 제시했다. 코로나19(COVID-19)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비대면 학습 시장에 발맞춰 인쇄물을 디지털 콘텐츠화하는 것을 과제 목표로 세웠다. 대교 측은 '중등 과학' 2000여 문항이 담긴 학습자료 스캔본을 데이터로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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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KDX한국데이터거래소는 '무작위 영상에서 화재 장면만 추출해 알려주는 인공지능'을 과제로 삼았다. MBN이 보유한 화재 영상 데이터를 함께 제공한다. 제시된 해결방안이 화재 발생 여부를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감지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영화 관객 예측부터 서비스 후기 분석 서비스
소비·생활 분야 과제는 3개가 제시됐다. CJ CGV는 '영화 개봉작의 관람객을 예측하는 인공지능'을 과제로 설정했다. 최근 10년간 전국 박스 오피스 현황 자료와 영화 정보 자료 등을 함께 제공한다. 정확한 관람객 예측으로 영화 편성 일정을 최적화하고 극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과제 목표다.

패션과 유통 기업인 이랜드는 '상품의 수요를 예측하고 재고 관리를 최적화하는 인공지능'을 과제로 제시하고, 보유한 의류 상품의 발주·판매·재고 데이터와 매장별 판매 현황 자료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아이돌봄 연결 플랫폼인 '맘시터'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인 맘편한세상은 '무분별한 후기 작성 방지를 위한 후기 평점 예측과 감성 분석 인공지능'을 과제로 제시했다. 후기에 나타난 감정을 수치화해 객관적인 후기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누적 서비스의 후기 1만여 건과 사용자 평점 등을 데이터로 스타트업에 제공한다.

수자원·전력 등 공공 서비스 인공지능 도입 과제도
민간기업뿐만 아니라 한국수자원공사 등 공공기관 3개사도 공공 서비스 혁신을 위해 과제를 출제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제시한 과제는 '위성영상을 활용한 수재해 감지 인공지능'이다. 한반도 주요 댐의 수위 변동과 방류 여부를 감지하는 인공지능 기술 확보, 재해 감지 체계를 강화한다는 목적이다. 하천유역 중심 영상레이더(SAR) 위성영상과 광학(EO/IR) 위성영상 패치 데이터를 제공한다.

한국전력공사는 '이미지를 활용해 전력설비 불량 여부를 판정하는 인공지능'을 과제로 삼았다. 진단 차량이 촬영한 변압기 등 전력설비 이미지를 데이터로 공유한다. 전문인력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이미지를 활용한 전력설비 불량 여부 판정을 인공지능으로 대체하는 게 목표다.

한국남부발전은 '탄소중립 정책 기반 마련을 위한 연료 가격 예측 인공지능'을 과제로 내세웠다. 석탄 화력 비중을 줄이고 기타 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유연탄, 유가 및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가격 전망을 예측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남부발전의 최근 5년간 유연탄 구매실적과 유연탄 가격지수 등을 공유한다.

과제별 우승팀 선정…사업화자금·기술특례보증 등 최대 25억원 지원
공모전 심사는 예선, 본선, 결선 총 3단계로 진행된다. 과제별 우승한 스타트업에는 사업화자금(최대 1억원)과 기술특례보증(최대 20억원), 기술개발사업(최대 4억원)을 연계 지원한다.

1단계 예선은 제출된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데이터 처리, 인공지능 해결방안 등 혁신성과 기술성을 서면으로 평가한다. 8월 말까지 과제별 6개사, 총 72개사 내외를 선정한다. 2단계인 본선에서는 예선을 통과한 스타트업에 과제별 전체 데이터를 공개하고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정확성과 창의성, 과제 적합성을 대면발표를 통해 평가한다. 9월 말까지 과제별 3개사씩 모두 약 36개사를 뽑는다.

본선을 통과한 스타트업 36개사를 대상으로 결선이 개최되는 날까지 약 한 달 간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사업화 방안 고도화를 위한 전문가 멘토링을 진행한다. 멘토단은 과제 출제기관 실무담당자와 인공지능 전문가로 구성된다. 최종 결선은 11월 중 공개 피칭대회로 진행된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결과물과 사업화 방안을 평가해 과제별 우승 스타트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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