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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이어 박서준까지, 마블이 K배우들에게 러브콜하는 이유

머니투데이 윤준호(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1.06.1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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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어썸이엔티사진제공=어썸이엔티








"현재 전할 수 있는 입장이 없다."




배우 박서준 측이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한 축을 담당하는 영화 ‘캡틴 마블2’에 출연한다는 보도에 대해 보인 반응이다. 공식적으로 볼 때는 ‘NCND’(No Confirm, No Deny), 즉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긍정’의 신호로 보고 있다. 모종의 대화가 오간 것이 사실이기에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비밀유지조항 때문에 함부로 언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 판단이다.


이렇게 되면 박서준은 배우 수현과 마동석에 이어 MCU 프로젝트에 합류하는 세 번째 한국 배우가 된다. MCU에 동양 배우가 참여하는 사례는 드물다. 그런데도 유독 한국 시장과 한국 배우들에게는 관대한 모습을 보이며 문호를 개방하려는 흔적이 역력하다. 왜일까?


#왜 한국 배우를 택할까?


15일, 박서준이 MCU의 새 시리즈인 마블 영화 ‘캡틴 마블2’ 출연 제안을 받고 하반기 촬영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더 마블스’로 제목을 확정한 이 영화에 참여하기 위해, 현재 촬영이 진행 중인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마친 후 미국으로 간다는 것이다.


한국 배우가 MCU에 발을 들인 건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참여한 수현이 최초다. 당시 그는 한국계 박사 역을 맡아 유창한 영어 솜씨를 뽐냈다.


수현은 조연에 그쳤지만 올해 11월 개봉을 앞둔 영화 ‘이터널스’에는 마동석이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한다. 얼마 전 미국 ‘프리뷰월드’ 가 최근 업데이트한 ‘이터널스’의 2022년 버전 프로모 아트 캘린더를 보면 극 중 강력한 힘을 가진 히어로인 길가메시 역을 맡은 마동석은 그린색 슈트를 입고 팔짱을 낀 모습으로 등장했다. 포스터 속 마동석은 정중앙에 있는 이카리스 역할의 배우 리처드 매든 바로 오른쪽 뒤에 자리 잡고 있다. 할리우드 톱배우인 앤젤리나 졸리가 맡은 테나, 이카리스와 함께 ‘이터널스’의 톱3라 할 만하다.


마블 측에서 한국 배우들에게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결국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전역에서 높은 인지를 구가하고 있는 스타들의 지명도를 활용하기 위한 포석이라 볼 수 있다. 특히 박서준은 그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와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지난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급되며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특히 두 편 모두 일본에서는 2020년 연간 톱10 안에 들고 다른 아시아 국가와 몇몇 서양 국가에서도 큰 흥행을 일궜다. 즉 그를 영입하는 것만으로도 마블 시리즈가 전 세계 그의 팬들에게 재차 각인될 기회를 얻게 되는 셈이다.


또한 박서준은 지난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에도 출연했다. 주연은 아니었지만 세계적 성공을 거둔 터라 ‘기생충’을 본 이들에게 박서준의 얼굴은 낯익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그가 출연하는 tvN 예능 ‘윤식당’이나 ‘윤스테이’에 참여한 외국인들이 그를 알아보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영어 구사력은 박서준이 뛰어넘어야 할 장벽이다. 앞서 MCU에 참여했던 수현과 마동석은 원어민 못지않은 영어 실력을 갖췄다. 그들에 앞서 다른 할리우드 영화에 진출했던 배우 이병헌, 정지훈(비) 또한 영어로 소통하는 데 지장이 없다. 결국 그가 ‘어느 정도 영어로 대사를 소화할 수 있는냐’가 향후 그의 할리우드 활동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확률이 높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K-팝을 넘어 K-무비나 K-드라마에 대한 할리우드의 관심이 높다.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역시 미국에서 차기작을 촬영할 계획이고, ‘부산행’의 성공 등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특히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는 등 위상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한국 배우들을 더욱 기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왜 한국에 관심이 많을까?


마블의 모기업은 디즈니다. 전 세계를 통틀어 최대 콘텐츠 기업이라 평가받는 디즈니 입장에서도 한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마블이 만든 ‘어벤져스’ 시리즈 중 한국에서 1000만 대열에 합류한 시리즈는 3편이다. 2019년 개봉돼 한국에서 개봉된 역대 외화 최고 흥행 기록을 갈아치운 ‘어벤져스:엔드게임’(1393만 명)을 비롯해 ‘어벤져스:인피니티 워’(1121만 명)와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1049만 명) 등이 10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디즈니 전체로 영역을 넓히면 그 영향력은 더 커진다. 애니메이션 최초로 1000만 고지를 넘은 ‘겨울왕국’(2014) 역시 디즈니 작품이다. 2019년에는 ‘알라딘’이 1255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 외에도 아이언맨, 캡틴아메리카, 토르, 헐크 등 독립 히어로 시리즈도 한국에서 엄청난 수익을 냈다. 디즈니가 자사 영화를 한국에서 최초 개봉하고 코로나19 전 잇따라 배우들의 내한 행사를 잡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게다가 디즈니는 올해 안으로 자사 OTT(Over The Top·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인 디즈니플러스를 한국에 론칭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넷플릭스가 독식하고 있는 시장에 도전장을 내는 셈이다. 이를 위해 디즈니는 일찌감치 넷플릭스를 비롯해 웨이브 등 국내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유력 OTT 플랫폼에서 디즈니 콘텐츠를 거둬들였다.
 
결국 디즈니가 한국 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미끼’가 필요하다. 특히 한국 유명 스타들이 참여하는 마블 시리즈는 대단히 매력적인 콘텐츠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한국 시장은 아시아 전역으로 향하는 허브와 같은 역할을 한다. 한류스타가 참여하고 한국에서 인기가 높은 콘텐츠는 통상 아시아 전역으로 수출되고 지명도 또한 높다. 결국 이 같은 효과를 누리기 위해 디즈니가 한국 및 한류스타 영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플러스는 오는 7월 영화 ‘블랙 위도우’의 극장 개봉에 맞춰 디즈니플러스에서도 동시 서비스한다. 그만큼 OTT를 정착시키는 데 큰 힘을 쏟고 있다는 의미"라며 "넷플릭스가 한국 배우들을 출연시킨 오리지널 작품을 연이어 제작하듯, 디즈니 역시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한국의 스타들을 영입하려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윤준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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