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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은 지난달 금융·경제 정책을 관할하는 류허 부총리 주재 금융안정발전위원회 회의 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비트코인 거래뿐만 아니라 채굴까지 모두 금지한다고 밝혔다. 과거 추정치에 따르면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65~75%가 중국에서 이뤄진다. 주로 채굴이 이뤄지는 곳은 내몽고, 신장, 쓰촨성, 원난성 등 상대적으로 전기료가 저렴한 지역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채굴업체들은 전기료가 비교적 저렴한 지역으로 모여들었다. 쓰촨성과 운남성은 고지와 접하고 있어 수력발전을 이용할 수 있고, 신장과 내몽고는 값싼 석탄을 구입할 수 있어 전기료가 싸다고 CNBC는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대대적인 규제로 채굴업체들은 중국을 떠나고 있다. 캐슬 아일랜드 벤처스 창립 파트너 닉 카터는 중국이 성명을 발표한 후 비교적 짧은 시간에 실제로 해당 규제를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닉 카터는 "해시 레이트(hash rate·암호화폐 채굴 효율)가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중국에서 전국적으로 (채굴 장비) 설치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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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일 촬영된 미국 텍사스주 북부의 채굴 데이터 센터 모습./사진= AFP
특히 미국 텍사스주는 풍부한 태양광과 풍력 발전, 규제받지 않는 시장, 암호화폐에 친화적인 주 정부 등으로 인해 채굴업자들에게 이상적인 목적지로 꼽힌다. 텍사스주의 전기료는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최저 수준이다. 2019년 기준 전력의 20%가 풍력 발전을 통해 생산되는 등 재생에너지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다. 또 연방정부 규제를 피해 독자적인 전력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소비자가 전력 공급 업체를 선택할 수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의 보안 엔지니어였던 브랜든 아바나기는 "텍사스는 전기료가 매우 저렴하다"며 "채굴업체 운영을 시작하는 것도 매우 쉽다. 만약 3000만~4000만 달러(335억~445억원)를 갖고 있다면 미국에서 최고의 채굴업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 주지사가 친(親) 비트코인 인사인 것도 텍사스로의 채굴 이주를 부추기는 이유 중 하나다. 그레그 애벗 주지사는 이달 초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블록체인 산업은 텍사스주가 참여해야 할 호황 산업"이라며 "텍사스주에서의 블록체인 산업 확대를 위한 마스터 플랜을 마련하는 법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텍사스 전력망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올해 초 이상 한파로 인해 텍사스에서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해 주민 수십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중국 이웃 국가인 카자흐스탄도 채굴 이주지로 거론된다. 카자흐스탄은 석탄 가격이 저렴해 풍부한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다. 건축 규제가 느슨해 단기간에 채굴 시설을 만드는 것도 용이하다. 하지만 낙후된 사회 인프라로 인해 최적의 장소는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