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조스 전처' 매킨지 이번엔 3조…"금고가 빌 때까지 기부"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1.06.1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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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 스콧 /사진=맥킨지 스콧 블로그맥킨지 스콧 /사진=맥킨지 스콧 블로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전처로 유명한 억만장자 자선사업가 매킨지 스콧이 통 큰 기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콧은 15일(현지시간)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27억4000만달러(약 3조600억원)를 286개 단체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시애틀 과학교사인 댄 주잇과 재혼한 뒤로는 첫 기부 발표다.

스콧의 선행은 그 규모와 속도에서 놀라움을 안기고 있다. 지난 한해에만 500여개 자선단체에 약 60억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집계된다. 생존 인물 가운데에는 연간 기부액 기준 최대로 추정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런 행보가 가능한 배경엔 스콧의 자산이 급격히 불어나고 있는 점도 있다. 스콧은 베이조스와 이혼하면서 스콧은 아마존 지분 4%를 받았는데 아마존은 코로나19 팬데믹의 대표적 수혜주로 떠오르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그 덕에 2019년 5월 이혼 360억달러로 평가되던 스콧의 자산은 현재 598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세계 22위다. 1위는 1960억달러를 가진 베이조스다.

NYT는 "2019년 기빙플레지 서약 당시 '금고가 빌 때까지 기부하겠다'는 스콧의 약속은 예상만큼 지키기 어려운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면서 세계 최상위 부자들의 자산 증식 속도가 유례없이 빠르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한 세계적인 유동성 파티 속에 자산가격이 빠르게 상승, 부의 양극화는 점점 심화하는 추세다.



이 점은 스콧 역시 인정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는 이날 블로그에 "나와 댄은 변화가 필요한 시스템에 의해 가능해진 자산을 환원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불균형한 부가 소수의 손에 집중되지 않는다면 사회가 더 나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적었다.

스콧은 선행 규모뿐 아니라 기부 큰손들이 자주 간과하는 작은 기관과 단체들도 기부 대상에 포함시킨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는 예술 단체와 인종차별에 싸우는 기관들이 주로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부처 선정 방식이 보다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지적도 한다. 스콧이 기부 대상을 선택하는 방식은 지금까지 거의 알려진 바가 없으며 단체가 지원을 신청하는 공식적인 방법도 없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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