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작업을 추진하며 친환경 신사업을 위한 투자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르면 오는 8월, 현대오일뱅크는 내년 2분기에 상장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7년에도 2018년 중 현대오일뱅크를 상장하기로 결정했던 터라 이번 결정이 새로운 건 아니다. 다만, 글로벌 조선사 1위인 현대중공업이 상장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이 연달아 IPO에 나서는 건 이례적이다.
현대重그룹, '수소 로드맵' 따라 투자금 마련 속도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해상 풍력 발전과 수전해 기술을 활용한 그린수소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 수소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수소운반선과 암모니아 선박도 개발 중이다. 수소 연료전지와 수소 연료공급시스템 기술을 적용한 수소 연료전지 추진선도 2030년 전까지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 전체 지분의 20%를 신주로 발행해 연구개발 자금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의 기업 가치는 5조원, 공모액은 1조원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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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도 2030년까지 블루수소, 화이트 바이오, 친환경 소재 사업 등 3대 미래 사업의 영업이익을 70%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2025년까지 블루수소 10만톤을 생산하고, 오는 2030년까지 전국에 180여개 수소 충전소를 구축한다.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도 추진한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그룹은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기술을 확보한 기업을 대상으로 M&A(인수합병)와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이다. 막대한 투자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월에도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 38%를 미국 사모펀드 KKR에 매각하는 프리IPO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일 주식매각대금 6534억원을 받아 친환경 사업 등 신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SK·LG·한화도 IPO로 친환경 사업 투자금 마련현대중공업그룹뿐만 아니라 친환경 사업으로 체질 전환을 하려는 다른 기업들도 IPO를 통해 자금 조달 계획을 세웠다. 대표적인 기업이 지난달 상장을 끝낸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IET(SK아이이테크놀로지)다. 미국 조지아주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에선 포드와 6조원 규모를 추가 투자하기로 발표했다. SKIET도 폴란드에 배터리 분리막 3·4공장을 짓기로 하면서 투자자금 조달이 시급한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연내 상장을 목표로 상장예비심사 절차에 돌입했다.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전기차 배터리 연구개발 및 설비 투자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한화종합화학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최근 가스터빈 성능개선 및 수소 혼소 발전 개조 기술을 보유한 미국 PSM과 네덜란드 ATH를 최근 인수하며 수소사업 청사진을 제시했다.
재계 관계자는 "탈탄소 시대가 오면서 기업들도 사업 전환을 위한 투자 자금이 절실하다"며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아직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인데 유동성이 좋은 지금 시기에 상장해서 선제적으로 친환경 사업에 투자하면 초격차를 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